하이투자증권은 9일 기아차의 최근 주가 강세는 환율상승 수혜 기대감보다는 외국인의 숏커버링(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에 나중에 이를 갚기 위한 매수)에 의한 수급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아차의 외국인 대차잔고가 지난달 초 7400만주에 달했으나 최근 상환이 잇따르면서 7일 기준으로 5800만주까지 떨어졌다”며 “근래에는 연 3일 동안 매일 200만주씩 대차 상환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기아차가 환율상승 수혜주이긴 하지만 외화차입금이 많아 희석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기아차의 외화차입금이 9억 유로와 5억 달러에 달하고 다음달 안으로 3억 유로 회사채가 만기도래해 단순히 평가손실로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해외법인 부실 반영으로 기아차의 주당 장부가치는 1만1600원 수준까지 떨어질 전망이라 기아차의 현 목표주가 1만5000원은 실적개선 프리미엄이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외인 숏커버링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주가는 지금처럼 과열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수급상의 문제라며, 주가 1만5000원 이상에서는 외인 숏커버링을 이용해 고점에서 파는 매매 전략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편, 최 애널리스트는 기아차의 3분기 순이익 흑자 달성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봤다. 기말환율 급등으로 외화차입금에 대한 환산손실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