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에 대한 환율 충격이 시장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SK에너지의 경우 보유하고 있는 매장 원유 가치가 1조2000억원 가량 커지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는 진단이다.

이을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유 3사의 순외화차입금 규모는 상반기 말 30억달러 수준에서 20억달러 내외로 감소한 상태"라며 "원유 가격이 지난 2분기 말 대비 33.7% 하락했기 때문에 관련 차입금 규모가 이에 상응하는만큼 감소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그는 "더욱이 각 기업들의 수출비중(55~62%)과 내수 가격으로의 환율 충격 일부 전가를 감안하면 시장의 우려는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최근 2주간 SK에너지는 32.0%, GS는 29.9%나 크게 하락했다. 에쓰오일의 경우 높은 배당수익률 기대로 7.1% 하락으로 선방했다.

이 연구원은 "순외화환산손실 규모에 비해 정유업체 시가총액 감소 규모가 1.3~6.0배에 달한다"며 "특히 SK에너지의 경우 원유 5억배럴에 달하는 매장량(proven reserve)을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2주간 환율 상승을 적용하면 그 가치는 1조2000억원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정유주 중에서도 최근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고 실질적 외화자산을 갖고 있는 SK에너지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