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시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투자자금을 회수하면서 한국증시의 날개 없는 추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렇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비중은 연초대비 변동이 없다.

자금을 회수한 만큼의 수익을 챙겨 간 셈이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달러 기근' 현상으로 원/달러 환율이 폭등, 연초와 비교해 투자수익은 대폭 줄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유가증권시장내 투자비중은 29.94%(10월8일 종가기준)로 집계됐다. 연초에 투자비중은 31%대. 이처럼 외국인 투자비중은 미미한 변동폭을 보였을 뿐이다.

이 와중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증시 개방 이후 연도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로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금융감독원 등이 밝힌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이달초까지 38조원을 넘어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한국시장은 그야말로 '화수분'이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외국인 대규모 자금회수에도 불구하고 투자비중이 줄어들지 않은 이유는 한국증시가 폭락했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투자비중은 시가총액대비로 산출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성공적인 투자전략도 보유비중을 유지하는데 한 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연구원은 "조선, 철강, 해운 등 성장주에 투자하던 국내 기관투자자들과는 달리 외국인 투자자들은 가치주인 IT 관련주 등에 투자, 보유하고 있었다"며 "최근 증시폭락에도 IT 관련주들은 양호한 주가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