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침체로 보유주식 자산가치 1000억원 이상의 주식부자가 1년8개월 만에 100명 이하로 줄어드는 등 주식부자들의 숫자와 평가금액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부자 1,2위는 형제관계인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과 현대중공업의 대주주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나란히 올랐다.

재계 전문 사이트 재벌닷컴은 9일 1799개 상장사의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4450명이 보유한 주식자산 가치를 전날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1000억원 이상 주식부자는 9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000억원대 주식부자는 지난해 2월 5일 처음 100명을 돌파한 이후 2007년 10월 사상 최다인 178명으로 고점을 찍었다가 1년8개월 만에 다시 100명 밑으로 줄었다. 특히 올 초까지만해도 160명을 기록했지만, 미국발 금융 위기가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10개월 만에 70명이나 감소했다.

정몽구 회장은 2조5350억원을 기록해 상장사 주식부자 1위 자리를 지켰고, 정 회장의 동생 정몽준 의원이 1조7610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정 의원은 작년 10월 주식 자산가치가 개인으로는 처음 4조원대를 돌파하는 등 기염을 토했으나,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1년만에 2조원 이상 날아갔다.

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1조5826억원으로 3위였고,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1조5308억원으로 4위,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과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 형제는 각각 1조676억원과 1조207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1조40억원을 기록하면서 간신히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재벌닷컴은 "1조원대 주식부자 가운데 정 회장 등 상위 4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의 주식 자산가치는 1조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어 주식시장 급락세가 더 이어지면 1조원대 주식부자의 숫자도 대거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