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량 대폭 늘어…추가하락 가능성도

채소와 과일 값이 한 달 새 많게는 50~60%까지 폭락했다. 올해 태풍이 거의 없었고 9,10월에도 여름 같은 늦더위가 이어져 작황이 좋아 출하량이 대폭 늘어난 때문이다.

9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깻잎(100속·상품) 경매가격은 한 달 전(1만8000원)에 비해 61%나 떨어진 7000원을 기록했다. 시금치(4㎏·상품)도 한 달 전 2만4600원에서 9900원으로 59% 떨어졌다.

예년이면 김장철을 앞두고 이맘 때부터 서서히 올랐던 배추·무값도 시들해졌다. 한 달 전 6010원에 거래되던 배추(10㎏·상품)는 이날 3080원에 나와 48% 하락했고,무(18㎏·상품)도 1만원에서 7000원으로 30% 내렸다. 오이,버섯 등 다른 품목들도 가격이 20~30%가량 하락했다.

과일의 경우도 홍로 사과(5㎏·상품)는 한 달 전 2만9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58%나 하락했고,신고 배(7.5㎏·상품)도 2만원에서 1만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가락동시장의 한 경매사는 "채소·과일이 근래 드문 대풍작인 데다 작년에 배추·무로 재미를 본 농민들이 재배량을 두 배 이상 늘려 가격 하락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과일·채소 경매가격이 뚝 떨어짐에 따라 대형마트의 소매가격도 20~30% 내렸다. 이마트에서 햇사과(5~6개) 값은 지난달 초 4980원에서 이번 주 3480원으로 약 30% 내렸다. 햇배(3개)는 3480원에 나와 한 달 새 5000원이나 떨어졌다.

롯데마트에선 지난달 1750원에 팔던 배추(1통·2㎏)가 1470원으로 내렸고,무(1개)는 1280원에서 980원으로 떨어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이달 배추·무 산지 출하량이 작년보다 6~7% 더 늘어나고 2주 뒤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배추 과일 등이 본격 출하될 예정이라 가격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