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밀레니엄 포럼에서는 심상찮은 금융시장 상황을 반영하듯 회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평소 10명 안팎의 지정토론자와 질문자가 나섰으나 이날은 15명이 마이크를 잡았다. 오전 9시인 포럼 종료시간은 9시15분에 끝났다.

참석자들의 열띤 분위기에 비해 박 수석은 '달변'(達辯)이라는 평소 평가와 달리 말을 아꼈다. 박 수석은 기조발언에 앞서 "오늘 포럼에 오는 것 자체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오전에 꼭 소집해야 할 회의가 있었지만 이 때문에 갑자기 포럼 일정을 취소하면 시장에서 '얼마나 상황이 급했으면...'하는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어 참석 여부를 놓고 고민했다는 것.박 수석은 "일단 참석하자고 결정하고 나니 '시장이 이렇게 난리인데 한가하게 포럼에 참가하느냐'는 비판도 걱정됐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박 수석은 토론 중간중간에 자신의 발언을 바로잡기도 했다. 박 수석은 박기성 노동연구원장이 그의 말을 받아 "경상수지 흑자를 전망하는 등 장기적 전망을 좋게 보고 있는데..."라고 말하자 "정확히 말하면 장기전망을 좋게 본다는 게 아니고 (경상수지 등이) 개선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고 고쳐 잡았다.

박 수석은 국제금융기구와의 협조 관계를 확인하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다"고 입을 닫았다. 문정숙 숙명여대 교수는 "평소 달변이라는 평가와 달리 박 수석이 오늘 너무 조심하신다"고 일침을 놓았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