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60% 대학원에 투자"

"스웨덴에서도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합니다. 유능한 인재를 이공계에 진출시켜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확고하지만 과학 수학 공부를 싫어하는 학생들을 이공계로 이끌 묘안이 없어 매주 주말이면 각계 전문가가 TV에 출연해 이를 놓고 격론을 벌입니다. 온 국민이 연구개발을 사회 인프라의 하나라고 여기기 때문에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이지요. "

안데스 할베리 스웨덴 웁살라대 총장(63)은 9일 기자와 만나 "국가경쟁력은 대학의 연구개발 역량에 달려 있다"며 "정부와 대학은 미래의 동력을 이공계로 끌어들이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림대와 웁살라대 간 학술교류를 기념하는 제1회 '한림-웁살라 국제학술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1477년 세워진 웁살라대는 룬드대와 함께 스웨덴의 양대 종합대학으로 유명하다. 3만여명의 학부생과 2400여명의 대학원생이 재학 중이며 과학기술논문색인지수(SCI) 등 연구역량으로 평가한 세계 대학 순위에서 7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1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특히 정보기술(IT) 에너지공학 생명공학 의·약학 등의 명성이 높다. 세계적 인터넷 전화회사인 스카이프를 비롯해 지난 10년간 100여개의 벤처기업을 인큐베이팅했고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약 개발 등에 참여해 스웨덴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할베리 총장은 "연 9500억원에 달하는 웁살라대 예산의 3분의 2가량을 정부가 대고 있고 나머지는 스카이프 등 대기업과 동문으로부터 조달받고 있는 이상 분야별 연구 경쟁력을 냉정하게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스웨덴 정부는 지식재산권 등록 건수,외부 연구자금 조달 능력,연구논문의 피인용 건수와 창의성 등에서 앞선 대학에 연구자금을 전폭 지원하고 신문들은 연구비 예산 지원이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상세하게 보도한다는 것.이런 시스템 작동으로 스웨덴의 국가경쟁력이 유지된다는 게 할베리 총장의 설명이다.

할베리 총장은 "웁살라대의 경쟁력은 전체 예산의 60%를 대학원생에게 투입함으로써 혁신적인 연구결과를 도출하는 데 있다"며 "핵심에 집중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분야는 과감히 포기하는 전략도 경쟁력 유지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소개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웁살라대는 최근 175명의 학술평가 전문가로부터 1주일간 강점과 약점을 평가받았다.

한림대와의 학술교류와 관련,"뇌신경질환 당뇨병 심장병 등을 공동 연구해 동서양의 발병 원인과 치료법 차이를 분석해낼 것"이라며 "한림대의 국제화 의지가 강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