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PGA나 LPGA투어 선수들이 국내 대회에 출전하면 우승후보 '0순위'로 꼽혔다. 그러나 최근엔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주 한국오픈에서 배상문(22ㆍ캘러웨이)이 세계랭킹 6,28위인 앤서니 김과 이안 폴터(영국)를 제치고 우승한 것이나,이번 주 신한동해오픈에 출전한 최경주(38ㆍ나이키골프ㆍ신한은행)가 "국내 선수들의 기량이 높아져 우승을 낙관할 수 없다"고 말한 데서 이를 알 수 있다.

9일 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파72ㆍ길이7544야드)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총상금 7억원) 1라운드는 최경주와 배상문,그리고 '다크 호스' 강성훈(21ㆍ신한은행)을 한 조로 묶어 갤러리들의 이목을 끌었다. 최경주는 세계랭킹 16위의 한국남자골프 '간판'이고,배상문은 시즌 상금랭킹 1위로 내년 미PGA투어 진출을 선언한 '영 건'이다. 결과는 젊은 선수들의 판정승이었다.

배상문은 지난주의 상승세를 재현하듯 버디 7개를 잡고 보기는 2개 기록했다. 5언더파 67타로 강성훈 김위중(27ㆍ삼화저축은행) 전태현(41ㆍ캘러웨이) 등과 함께 공동 3위다. 선두는 무명의 장타자 문경준(26ㆍ클리블랜드)으로 6언더파(버디7 보기1) 66타를 쳤다.

배상문은 290야드에 육박하는 장타력에 힘입어 파5홀에서 모두 버디를 낚았다. 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는 전장은 긴 편이지만,파5홀은 비교적 거리가 짧다는 점을 충분히 이용한 것.스폰서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프로 첫 승을 노리는 신인왕 레이스 1위 강성훈도 이날 버디 5개 가운데 4개를 파5홀에서 솎아냈다.

기대를 모았던 최경주는 2언더파(버디5 보기3) 70타로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17위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지난해 우승자로 '타이틀을 방어하겠다'고 공언한 최경주는 코스적응이 되지 않은 듯 초반 잇단 보기를 범했다. 오른쪽에 대형 워터해저드를 끼고 있는 6번홀(파5)에서는 티샷이 감기며 OB가 났으나 보기로 막기도 했다. 지난해 다승왕 강경남(24ㆍ삼화저축은행)은 13번째홀까지 6개의 버디를 쓸어담으며 선두권에 올라있다. 안개 때문에 경기가 지체되면서 약 40명의 선수들이 1라운드를 마치지 못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