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국내 본사는 반도체 D램,LCD 등을 해외에 수출해 연간 500억달러가량의 외화를 국내에 들여오고 있다. 이 가운데 원자재 및 부품 수입 등으로 230억∼250억달러를 다시 외국으로 내보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순수하게 벌어들이는 외화는 연간 250억∼270억달러 수준이다. 삼성그룹 전체로 순유입되는 외화 규모가 350억∼400억달러 수준이란 점을 감안하면 그룹이 벌어들이는 달러의 65∼70% 정도를 삼성전자가 벌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하루에 1억달러가량을 외환시장에서 팔아 원화로 환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때문에 삼성전자가 9일 매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3억∼4억달러가 평소보다 3∼4배 많은 것이라고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전했다. 또 최근 들어 하루 외환시장 거래 규모가 50억달러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삼성전자가 판 달러는 시장거래량의 6∼8%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큰 것이다.
외환시장에선 삼성전자가 환율이 급등세를 나타낼 때마다 달러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 스스로 "외환시장 안정이 삼성전자 경영에 도움이 되며 삼성전자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향후에도 그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서다. 때문에 환율은 이제 천장을 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날 9일 '최근 외환시장 동향 및 대응방안'보고서에서 최근의 환율 급등은 한국 경제의 기초 여건보다는 외환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에 따른 것으로 대내외 상황이 개선되면 환율이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지난 8월 교역가중치와 물가 등을 고려해 실질실효환율로 계산한 원ㆍ달러 균형 환율은 1002원"이라며 "달러 유동성 문제가 완화될 경우 환율이 급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준동/유승호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