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품소재 공단 투자" 요청
일본 "이산화탄소 감축 노하우 알려주겠다"


일본 대기업들은 한국 정부가 조성을 추진 중인 부품소재 전용공단 입주를 검토키로 했다. 정부는 국내 투자 외국기업에 대해서는 노사관계를 특별 관리하는 등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일 재계 대표들은 1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차 한.일 비즈니스 서밋 라운드 테이블'(경제계 대표 합동 간담회.BSRT)에 참석,부품소재 전용공단 문제를 포함한 양국 간 경제협력 증진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일본 기업들이 부품소재 전용공단에 투자하면 노사조정담당관을 배치하는 등 정부가 적극 협력할 자세가 돼 있다"며 미타라이 후지오 일본 게이단렌(경제단체연합회) 회장에게 일본 기업들의 한국 투자를 요청했다.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부품소재 전용공단을 설명하고 일본 기업들로 구성된 조사단을 한국에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본 재계 대표들은 "전용공단 조성 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조사단 파견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미무라 아키오 신일본제철 회장은 환경 및 에너지 분야와 관련한 주제발표를 통해 일본의 이산화탄소 감축 노하우를 한국 기업에 전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 측 발표자로 나선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동양제철화학 회장)은 미래 신.재생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태양에너지 관련시장 개척을 위한 한.일 공동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이 회장은 "두 나라 모두 태양광 산업의 밑거름이 되는 반도체 기술과 숙련 근로자를 보유하고 있어 전략적 파트너십만 형성되면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일 중소기업 간 협력을 강화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양국 재계 대표들은 '한.일 중소기업 CEO 포럼'을 내년 초 열어 중소기업과 관련된 현안들을 공유키로 합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두 나라 기업이 협력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조 회장은 "미국발(發)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금융부문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해 위기를 타개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회의에는 경제 5단체 대표들을 비롯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웅열 코오롱 회장,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신동빈 롯데 부회장,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강유식 ㈜LG 부회장,최재국 현대자동차 사장 등 16명이 참여했다. 일본에서는 미타라이 회장을 비롯 조 후지오 도요타 회장 등 12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 대표들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양국 재계의 합의 내용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와 관련,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를 방문한 한.일 재계인사들에게 "외국기업이 국내에 투자할 경우 노사 문제는 정부가 특별한 관심을 갖고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송형석/홍영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