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이번 판결에 크게 안도하면서도 선고 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 발표는 내놓지 않았다. 최종심인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어 논평을 극도로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삼성은 항소심에서 그동안 '원죄'처럼 괴롭혔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및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데 대해 특히 안도했다.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을 받아봐야 알겠지만 이건희 전 회장이 원심대로 집행유예가 유지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그동안 침체돼 있던 그룹 분위기를 일신할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재계도 이번 판결을 반기며 "삼성이 경제회복에 기여해 달라"는 주문을 내놨다.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삼성이 그간 특검 등으로 힘들었지만 이제는 안정이 무엇보다 최우선"이라며 "주춤했던 사업추진력을 높여 경제가 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전무는 "앞으로 기업인들의 사기와 의욕을 북돋는다는 차원에서 기업인에 대한 수사나 조사가 신중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