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기획한 체험형 미술전시회가 일괄 수출되는 사례가 나왔다.

미술전시기획 전문업체인 '살아있는 미술관'의 강성모 대표(42)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가설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살아있는 미술관'전의 콘텐츠와 시설물을 중국 베이징 문화콘텐츠 유통회사 엠피언아시아에 35억원을 받고 수출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우리가 만든 미술 기획 전시가 수출되기는 처음이다.

이 전시회는 보스턴창업투자회사 등이 출자해 설립한 미술전시 업체인 '살아있는 미술관'이 총 48억원을 투자해 2년 만에 만들어낸 체험형 미술전시.미켈란젤로의 작품 '천지창조'를 비롯해 라파엘로의 '성모대관',미로의 '비너스',고흐의 '밤의 카페테라스',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 등 명화 62점을 첨단영상기술과 3D 입체영상으로 처리해 살아 움직이는 작품처럼 재현했다. 관람객들은 작품을 감상하면서 작품 속 주인공과 대화를 할 수 있고,가상의 화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도 해준다. 예를 들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모나리자'의 경우 화면 앞에서 관람객이 질문을 던지면 음성인식 기술이 부착된 이 작품이 즉시 응답을 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지난 2월 개관한 이후 지금까지 약 15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강 대표는 "엠피언아시아는 내년 6월께 베이징에서 전시회를 개막하는 데 이어 상하이,창춘,선양,다롄,광저우 등 인구 100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10개 도시에도 전시장을 추가 개설할 예정이어서 베이징 유형 (이른바 콘텐츠의 플랜트) 수출이 성공할 경우 인구 1천만 이상의 10여개 도시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살아있는 미술관' 측은 미국 일본 업체와도 각각 35억원에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의 경우 문화 콘텐츠 제작회사 B사와 협상을 벌이고 있고,일본에서는 H사와 미술품 유통업체가 전시회 수입을 위해 경합하고 있는 상태여서 내달 중 결론이 날 전망이다.

'살아있는 미술관' 측은 다음 달 2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문화예술 담당기관 ABU가 주최하는 '미술과 기술'세미나 초청을 계기로 유럽 시장에 직접 뛰어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 문을 여는 암스테르담 아트호텔 지하 1층에 전시장을 개설해 유럽인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