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MBA] 류경남(KAIST MBA 11기)‥학벌 콤플렉스 극복할 묘약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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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남 씨는 30여명이 근무 중인 H컨설팅에서 유일한 지방대 출신이다. 류씨는 공대 출신으로 컨설턴트로 경력 전환에 성공했다. 그는 "학벌 콤플렉스는 아직 버리지 못했다"며 "계속 바꾸려고 노력하는 태도가 무기"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대한민국은 참으로 못된 사회다. 대학 간판이 연좌제처럼 평생을 따라 다닌다. 한번 지방대생이란 꼬리표가 붙으면 제 아무리 발버둥친들 그 족쇄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다시 고3 시절로 돌아간다면 그때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대학 선택을 앞두고 부모님은 고향에서 가까운 지방대를 추천했다. 그때까지 말 잘 듣는 7남매의 막내에 불과했기에 청운의 꿈을 안고 대학 교정을 밟았다. 대학 생활이 얼마 지나지 않아 '지방대도 괜찮다'는 순진한 생각은 산산 조각났다.
가출도 했고,부모님께 대들고,방황도 했다. 스무살에서야 사춘기가 찾아왔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대학교 3학년.'학벌 콤플렉스' 극복을 위한 지난한(?) 과정이 시작됐다. 교환학생으로 호주로 날아가 영어실력도 길렀다. 많은 노력 끝에 대기업 연구소에 취직했지만 학벌은 악몽처럼 따라다녔다.
연구소 생활이 2년 1개월째 접어들던 2005년 5월.주사위를 던졌다. 스물 아홉은 뭔가 저지를 수 있는 마지막 나이.고향집에는 알리지 않고 몰래 사표를 썼다. 직장을 그만두고 6개월의 고시원 생활 끝에 2006년 1월,KAIST 테크노 MBA 과정에 입학할 수 있었다.
입학 후에도 남들보다 뒤처지는 게 싫어 무엇이든 열심히 하려했다. 학생 대표도 맡았고,경영독서·전략기획 등 동아리 활동 역시 2개나 했다. 공모전에도 나가 두 차례 1등상을 거머 쥐었다. 그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달렸던 하루하루였다.
졸업 학기가 다가오고 취업 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무렵,다시 한번 학벌의 벽을 실감했다. 명문대 출신 동기들은 아무 문제 없이 통과하는 서류 전형에서도 뚜렷한 이유없이 여러번 탈락했다. 목표로 했던 컨설팅 업계는 학벌을 중시하는 풍토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내게도 기회는 왔다. 인사조직관리 컨설팅 분야에서 1,2위를 다투는 H컨설팅에서 에서 나를 뽑고 싶어했다. H컨설팅은 다른 컨설팅 회사와 문화가 좀 다르다. 간판보다는 실력을,명령보다는 칭찬이 먼저였다. 이 덕분에 지난 1월 2일.꿈에도 그리던 컨설턴트로서의 첫 출발을 H컨설팅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
대한민국은 참으로 못된 사회다. 대학 간판이 연좌제처럼 평생을 따라 다닌다. 한번 지방대생이란 꼬리표가 붙으면 제 아무리 발버둥친들 그 족쇄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다시 고3 시절로 돌아간다면 그때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대학 선택을 앞두고 부모님은 고향에서 가까운 지방대를 추천했다. 그때까지 말 잘 듣는 7남매의 막내에 불과했기에 청운의 꿈을 안고 대학 교정을 밟았다. 대학 생활이 얼마 지나지 않아 '지방대도 괜찮다'는 순진한 생각은 산산 조각났다.
가출도 했고,부모님께 대들고,방황도 했다. 스무살에서야 사춘기가 찾아왔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대학교 3학년.'학벌 콤플렉스' 극복을 위한 지난한(?) 과정이 시작됐다. 교환학생으로 호주로 날아가 영어실력도 길렀다. 많은 노력 끝에 대기업 연구소에 취직했지만 학벌은 악몽처럼 따라다녔다.
연구소 생활이 2년 1개월째 접어들던 2005년 5월.주사위를 던졌다. 스물 아홉은 뭔가 저지를 수 있는 마지막 나이.고향집에는 알리지 않고 몰래 사표를 썼다. 직장을 그만두고 6개월의 고시원 생활 끝에 2006년 1월,KAIST 테크노 MBA 과정에 입학할 수 있었다.
입학 후에도 남들보다 뒤처지는 게 싫어 무엇이든 열심히 하려했다. 학생 대표도 맡았고,경영독서·전략기획 등 동아리 활동 역시 2개나 했다. 공모전에도 나가 두 차례 1등상을 거머 쥐었다. 그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달렸던 하루하루였다.
졸업 학기가 다가오고 취업 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무렵,다시 한번 학벌의 벽을 실감했다. 명문대 출신 동기들은 아무 문제 없이 통과하는 서류 전형에서도 뚜렷한 이유없이 여러번 탈락했다. 목표로 했던 컨설팅 업계는 학벌을 중시하는 풍토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내게도 기회는 왔다. 인사조직관리 컨설팅 분야에서 1,2위를 다투는 H컨설팅에서 에서 나를 뽑고 싶어했다. H컨설팅은 다른 컨설팅 회사와 문화가 좀 다르다. 간판보다는 실력을,명령보다는 칭찬이 먼저였다. 이 덕분에 지난 1월 2일.꿈에도 그리던 컨설턴트로서의 첫 출발을 H컨설팅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