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통신비를 절약할 수 있는 알뜰 상품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5명 중 1명꼴로 유선전화,휴대폰 등과 함께 묶어 요금을 할인받는 결합상품에 가입했고 기존 유선전화에 비해 요금이 평균 30% 싼 인터넷전화 가입자도 상용화 1년여 만에 170만명으로 증가했다. 알뜰족들의 통신 상품 '묶고 바꾸기' 열풍이 뜨겁다.

◆300만 돌파 앞둔 결합상품

초고속인터넷,유선전화,휴대폰,인터넷TV(IPTV) 등 같은 회사 상품을 여러 개 가입할 때 요금을 추가로 깎아주는 결합상품은 불황기 요금테크 수단으로 가장 인기가 높다. 특히 10% 대에 불과하던 기존 결합상품과 달리 할인폭을 최고 50%로 늘린 초고속인터넷+휴대폰 결합상품이 7월부터 새로 등장하면서 가입자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를 인수한 SK텔레콤은 지난 8월 초고속인터넷과 휴대폰을 묶은 결합상품을 출시해 한 달여 만에 11만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지난 7월 비슷한 상품을 내놓은 LG텔레콤·LG파워콤도 4만명의 결합상품 가입자를 추가로 유치했다. 지난해부터 초고속+휴대폰 상품을 판매해온 KT·KTF는 이미 가입자가 46만명에 달한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기준으로 삼을 때 전체 결합상품 사용자는 9월 말 299만명까지 증가했다. 초고속인터넷 전체 사용자가 152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5명 중 1명이 결합상품을 이용하는 셈이다.

◆10명 중 1명 망내 할인 이용

월 2500원 정도의 요금을 추가로 내고 같은 이동통신사 가입자끼리 통화할 때 요금을 절반으로 할인받는 망내 할인 상품도 '요금테크' 수단으로 인기가 높다. SK텔레콤 451만여명,KTF 80만여명,LG텔레콤 42만여명 등 망내 할인 이용자 수가 573만여명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처음 상품이 나온 이후 1년여 만에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12.7%가 이 상품에 가입했다.

집전화를 버리고 요금이 싼 인터넷전화로 갈아타는 사용자도 늘고 있다. 인터넷전화는 기존 유선전화와 달리 가입자 간 무료통화,시내외 동일 요금(3분당 38~39원) 등을 적용해 통신요금이 평균 30% 싸다. 지난해 6월 인터넷전화를 출시한 LG데이콤은 1년3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확보했고 삼성네트웍스도 기업 사용자를 중심으로 32만여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불황형 이색 상품도 등장

통신 요금을 줄일 수 있는 불황기 이색 상품도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KTF는 지난달 말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때 월 1만원만 내면 뉴스,증권 등 10여가지 서비스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쇼 데이터 완전자유' 상품을 내놓았다. 데이터 통화료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이용할 때 내는 정보이용료까지 일정액으로 무제한 쓸 수 있는 상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품 출시 10일 만에 3만명이 가입하는 등 소비자 반응도 기대 이상이다.

SK텔레콤은 한 달에 4500원을 내면 매월 5000원의 SK주유소 상품권과 3000원의 홈플러스 할인권 등을 주는 '주유마트 알뜰팩' 상품을 12일 출시했다. 지금까지는 주유소나 대형마트 할인 혜택을 얻기 위해 별도의 요금제에 가입해야 했지만 이 상품은 기존 요금상품을 그대로 쓰면서도 부가서비스로 가입할 수 있어 '요금테크' 활용가치가 높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