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시장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개별 종목에 대한 임시 서킷 브레이커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NYSE 내부 소식통을 인용,서킷 브레이커가 도입되면 개별 종목의 주가가 전날 종가보다 20% 이상 하락하면 다음 날부터 사흘간 해당 주식에 대한 공매도가 중지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헤지 목적의 매매에는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서킷 브레이커는 주가가 갑자기 급등락하는 경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것이다. 이 같은 제도 도입은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일부 투기세력이 특정 종목을 집중적으로 공매도하면서 시장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WSJ는 뉴욕 증시가 10일까지 8일 연속(거래일 기준) 떨어지면서 하락률이 1987년 10월19일 블랙 먼데이 때 수준에 이르렀다며,최근 증시는 시간이 더 걸렸을 뿐 블랙 먼데이나 다름없는 '슬로모션 대폭락'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다우지수는 8일 동안 22% 이상 하락해 1987년 블랙 먼데이의 22.6%,1929년 대공황 때 이틀간 12.8%와 11.7%씩 폭락한 때와 맞먹을 정도란 것이다. 대폭락은 통상 증시가 하루 또는 며칠간 20% 이상 하락했을 때를 뜻한다. 이번 주가 폭락으로 뉴욕증시의 시가총액은 2조5000억달러가 날아갔으며,작년 10월9일 사상 최고치 이후부터 따지면 8조4000억달러가 사라졌다.

로이터통신은 IMF(국제통화기금)의 올리베르 블랜차드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최악의 경우 글로벌 증시가 20% 추가 하락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후에는 바닥을 치고 반등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s)=주가가 급락했을 때 매매를 잠시 중단시켜 악화된 분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제도.1987년 10월 블랙 먼데이 이후 뉴욕증권거래소가 처음 도입했으며,한국에서는 1998년 12월7일부터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