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명도 안뽑아…준비생 '분통'

"전문상담교사 2500여명을 양성하겠다는 교과부의 말만 믿고 과정을 이수했는데 이제와서 안 뽑겠다니 말이 됩니까. "

교대 편입 시험에 합격했지만 이를 포기하고 지난해 7월 서울 대진대 전문상담교사 2급 양성과정에 입학한 성미례씨는 정부의 무책임한 행정에 분통을 터뜨렸다. 성씨는 "그동안 낭비한 학비와 시간을 교과부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6년부터 2년간 전문상담교사 2500여명을 양성해 2008년까지 최소 2000여명을 선발,일선 중ㆍ고교에 배치하겠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던 교육과학기술부가 선발인원을 대폭 축소하는 바람에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의 불만이 높다.

당시 교과부는 학교 폭력 및 학생 범죄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학생들을 지도할 전문상담교사 확보가 시급하다며 전국 37개 대학에 일반 및 특별과정을 만들도록 하고 각 학교별로 양성 인원까지 배정했다. 교과부 계획에 따르면 전문상담교사 양성 인원은 2006년 1450명,2007년 1080명 등 2530명으로 이 중 80~100%를 2008년까지 단계적으로 전문상담교사로 임용하기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까지 최소 2000여명은 임용돼야 한다.

하지만 실제 임용 인원은 2006년 200여명,2007년 110명에 불과했다. 올해는 아예 임용계획조차 없어 나머지 2200여명의 과정 이수자 및 준비생들은 '닭쫓던 개' 신세가 됐다. 교과부 관계자는 "정부가 공무원 정원을 동결하기로 했기 때문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이를 준비해 온 학생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교과부만 믿고 무려 500만원(8개월)이 넘는 학비를 내고 이 과정을 수강했지만 정작 올해 상담교사 선발계획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기간제 교사(지리과목)로 일하다 그만두고 지난해부터 상담교사 양성 과정에 전념한 정윤정씨는 "교육은 백년대계로 해야 하는데 1~2년 앞도 못내다보는 교과부의 무책임한 행정이 상담교사 희망자와 이를 원하는 학생,학부모를 철저히 기만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