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한 50대 펀드투자자 K씨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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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펀드 투자, 퇴직금 포함 원금 '반토막'
은행직원 권유에 이머징펀드 올인 … 퇴직금 포함 원금 이미 '반토막'
주가 급락으로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은 가운데 지방에서 은퇴생활을 하고 있는 50대 후반의 펀드 투자자 K씨가 최근 기자에게 눈물겨운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왔다.
작년에 명예퇴직했다는 K씨는 퇴직금 전액을 포함,총 1억3840만원을 해외 이머징펀드에 투자했다가 원금의 절반 이상을 손해보고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겠느냐.나를 살려달라"고 하소연했다.
K씨가 이메일과 전화 통화를 통해 밝힌 사연은 한마디로 악순환이었다.
그는 작년 7월 1억2840만원의 퇴직금을 정기예금에 넣으려고 인근 A은행의 한 지점을 찾았다. 하지만 이 은행 PB(프라이빗뱅킹)팀의 한 직원은 과거 펀드의 수익률과 예금 금리를 비교하는 차트까지 보여주면서 안전성이 높으면서 정기예금보다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유럽이머징펀드 가입을 권했다. K씨는 직원의 말을 믿고 일단 3840만원을 거치식으로 투자했다.
넉달 뒤인 그해 11월 K씨는 이 은행으로부터 브릭스펀드와 중국펀드 가입도 권유받았다. 은행 측이 세계 증시가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그가 가입한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고 알려와 다시 지점을 찾은 자리에서다. 그는 현재 이들 펀드의 수익률도 높다는 직원의 설명에 남은 퇴직금 9000만원에서 5000만원은 브릭스펀드에,4000만원은 중국펀드에 넣었다.
K씨는 유럽이머징펀드에 가입한 지 1년이 된 올해 7월 이 펀드에 추가로 1000만원을 더 넣었다. 은행 측에서 환율 헤지를 위해 1000만원을 더 넣든지,아니면 펀드를 헤지하든지 선택하라고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K씨의 펀드 투자자금은 총 1억3840만원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현재 남아 있는 그의 투자자금은 7000만원이 채 안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선진시장은 물론 이머징마켓 역시 주가가 급락해 중국펀드는 이미 원금의 절반 이상이 날아갔고,브릭스펀드와 유럽이머징펀드도 절반가량을 까먹었기 때문이다.
K씨는 지금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이 펀드들을 환매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3~4년 동안은 펀드에 돈을 더 넣어둘 수 있지만 손실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 같아서다.
그는 "아내는 지금까지도 유일한 노후자금인 퇴직금이 모두 정기예금에 들어 있는 줄로 안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펀드 투자로 빈털터리가 돼 집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될까봐 정말 불안하다"며 향후 대처방법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 [ 관련기사 ]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K씨 펀드 클리닉'
주가 급락으로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은 가운데 지방에서 은퇴생활을 하고 있는 50대 후반의 펀드 투자자 K씨가 최근 기자에게 눈물겨운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왔다.
작년에 명예퇴직했다는 K씨는 퇴직금 전액을 포함,총 1억3840만원을 해외 이머징펀드에 투자했다가 원금의 절반 이상을 손해보고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겠느냐.나를 살려달라"고 하소연했다.
K씨가 이메일과 전화 통화를 통해 밝힌 사연은 한마디로 악순환이었다.
그는 작년 7월 1억2840만원의 퇴직금을 정기예금에 넣으려고 인근 A은행의 한 지점을 찾았다. 하지만 이 은행 PB(프라이빗뱅킹)팀의 한 직원은 과거 펀드의 수익률과 예금 금리를 비교하는 차트까지 보여주면서 안전성이 높으면서 정기예금보다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유럽이머징펀드 가입을 권했다. K씨는 직원의 말을 믿고 일단 3840만원을 거치식으로 투자했다.
넉달 뒤인 그해 11월 K씨는 이 은행으로부터 브릭스펀드와 중국펀드 가입도 권유받았다. 은행 측이 세계 증시가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그가 가입한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고 알려와 다시 지점을 찾은 자리에서다. 그는 현재 이들 펀드의 수익률도 높다는 직원의 설명에 남은 퇴직금 9000만원에서 5000만원은 브릭스펀드에,4000만원은 중국펀드에 넣었다.
K씨는 유럽이머징펀드에 가입한 지 1년이 된 올해 7월 이 펀드에 추가로 1000만원을 더 넣었다. 은행 측에서 환율 헤지를 위해 1000만원을 더 넣든지,아니면 펀드를 헤지하든지 선택하라고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K씨의 펀드 투자자금은 총 1억3840만원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현재 남아 있는 그의 투자자금은 7000만원이 채 안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선진시장은 물론 이머징마켓 역시 주가가 급락해 중국펀드는 이미 원금의 절반 이상이 날아갔고,브릭스펀드와 유럽이머징펀드도 절반가량을 까먹었기 때문이다.
K씨는 지금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이 펀드들을 환매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3~4년 동안은 펀드에 돈을 더 넣어둘 수 있지만 손실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 같아서다.
그는 "아내는 지금까지도 유일한 노후자금인 퇴직금이 모두 정기예금에 들어 있는 줄로 안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펀드 투자로 빈털터리가 돼 집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될까봐 정말 불안하다"며 향후 대처방법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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