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집값이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10년 사이에 반토막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선 부소장과 "집값이 조정기를 거쳐 반등할 것"이라는 입장의 손 교수는 대담 내내 대립각을 세웠다.
과연 집값이 반토막날지,아니면 반등할지에 대한 결론은 이날 대담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두 전문가는 적어도 한 가지에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대담을 마쳤다. 기존에 갖고 있던 부동산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개발호재와 입지,교육환경 등으로 대표되는 과거의 분석틀을 버리고 거시경제를 가장 큰 변수로 둬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손 교수는 "현재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지듯 경기침체에 따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선 부소장도 "국내 부동산 시장이 1990년대 말부터 세계 부동산 시장과 강한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다른 나라 집값의 거품이 꺼지는 상황에서 한국만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무리 인근에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오고,교통이 편리하고,좋은 학군 지역에 있다고 해도 매수자들이 살 여력이 없다면 집값은 결국 떨어질 수밖에 없단 얘기다. 두 전문가의 주장은 시장 상황이 뒷받침해주고 있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완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버블세븐'(강남 서초 송파 분당 목동 용인 평촌)의 하락세는 더욱 가팔라지는 추세다. 뉴타운 등 곳곳에서 재개발 호재가 이어지는 강북 지역 집값도 최근 들어 맥을 못추고 있다.
선 부소장의 주장대로 한국 집값이 '반토막'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지금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말만 듣기보다는 신문 1면을 차분히 정독하며 시야를 넓혀야 할 때"라는 그의 말은 부동산 투자를 판단하는 좋은 조언이 될 듯하다.
임도원 건설부동산부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