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라는 거대 제국의 쇠퇴를 예견한 저서 '강대국의 흥망'으로 유명한 폴 케네디 미국 예일대 교수(사진)가 "미국은 당분간 쇠퇴하지만 당장 미국의 시대가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네디 교수는 12일 영국 선데이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이 군사적 과잉 팽창과 과도한 재정 적자로 약해지기는 했지만,이것만으로 세계의 경제적.군사적 균형이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이동한다는 '강대국 흥망 주기설'을 꺼내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미국은 전 세계 생산의 20%를 차지하고 전 세계 군사지출의 50%를 사용하는 데다 최고 수준 대학에서 엄청난 연구 개발투자를 하고 있다. 때문에 나치 독일과 일본,옛 소련과는 달리 미국은 하룻밤 사이에 모래처럼 무너져내릴 제국이 아니라는 견해다.

하지만 달러화의 가치 하락은 장차 미국의 몰락을 예고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케네디 교수는 진단했다.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의 비중이 줄어들고,투자자들이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에 점점 관심을 기울이게 되면 미국이란 대제국도 점점 몰락의 길에 내몰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케네디 교수는 최근 금융 위기 후 브라질 한국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미국의 시대가 끝났는가'라고 묻는 이메일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이에 대한 대답으로 글을 기고했다고 밝혔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