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쌀 직불금 불법수령 의혹을 받고 있는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에 대해 연일 비판을 쏟아내며 일찌감치 '선 긋기'에 나섰다. 고위 공무원의 개인비리가 당 이미지에 흠집을 내고 정쟁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당 지도부는 사실상 이 차관의 자진사퇴를 압박하는 분위기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13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 차관이) 고위 공직자로서 처신이 매우 부적절하다"면서 "고위 공직자로서 명예와 도덕성을 많이 실추한 게 아닌가 하는 것이 여론"이라고 말했다.

박희태 대표도 라디오방송을 통해 "소위 직무와 관련된 비리나 직무수행상의 실책이 아니고 개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당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기가 좀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앞서 홍준표 원내대표는 일찌감치 "개인의 도덕적 비리로 고위 공무원이 스캔들에 휩싸이는 것은 의원들이 막아줄 필요가 없고 막아 줘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1996년 경기도 안성에 매입한 땅에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자경농에게만 지급하는 쌀 소득 직불금을 신청하고 허위 자경확인서까지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