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계약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고 …

보험 교차판매 시행 등으로 설계사 스카우트전이 최근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보험업계가 이른바 '철새 설계사'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협회는 지난 8일 생보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공정경쟁질서 유지위원회'를 열어 설계사가 타 회사로 옮겼을 때 따라 옮겨가는 '승환계약'의 제재금 부과기간을 6개월에서 9개월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보험 설계사가 다른 회사로 소속을 옮긴 뒤 6개월 이내에 종전 고객의 보험계약을 해약시킨 뒤 새 보험사로 계약을 이전(승환계약)하는 경우 제재금 100만원을 새 소속사에 물려왔으나 앞으로는 이 기간을 9개월로 연장하자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교차모집 시행 과정에서 설계사 이동이 잦아지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 업계에서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교차판매를 전후해 설계사 스카우트전이 가열되면서 현재 대부분의 보험사가 '모집수당 선지급'을 실시하고 있다. 선지급은 계약에 따른 모집수당을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 2년치까지 한꺼번에 미리 주는 것이다. 이 같은 선지급이 늘어나면서 거액의 수당만 챙기고 다른 회사로 옮겨가는 '철새 설계사'가 증가하자 보험사들은 담당자를 잃어버린 '고아계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객과 설계사 간 모집수수료 나눠먹기,고객 소개에 대한 리베이트 지급 등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보험 설계사가 받는 선지급수당에 대해 계약 이행 여부를 보증하는 '이행보증보험'에서도 확인된다. 서울보증보험에 따르면 2006년 99억원이던 보험수당 관련 이행보증보험 보험료는 지난해 189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상반기 중에는 93억원에 달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