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긴급지원 목적 … 다른 건설사 확대 여부 관심

국토해양부가 중견건설업체인 S건설의 유동성을 긴급지원하기 위해 주택공사로 하여금 공사비 72억원을 미리 지급하도록 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택공사 관계자는 13일 "여수 중림택지지구에서 주택공사의 하청공사를 맡은 S건설이 지난달 27일 선급금 20% 지급을 요청해와 규정에 따라 지난 7일 71억8000만원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S건설은 주택공사로부터 자금을 긴급 수혈받아 유동성 문제를 해결했다. S건설 관계자는 "갚아야 할 어음이 60억원 정도 있었는데 어려운 시기에 주택공사로부터 선급금을 받아 해결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통 공사 선급금은 전체 공사금액의 10%를 지급하지만 우수시공업체로 선정되면 20%를 지급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며 "S건설이 지난해 주택공사의 우수시공업체로 선정돼 주공이 선급금 20%를 지급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현재 주택공사의 우수시공업체로 뽑힌 업체는 S건설을 포함해 모두 11개 업체다. 주공에 공사비 선지급 방식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다른 업체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이처럼 국토부가 긴급자금 융통에 나선 것은 한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가 부동산 시장 및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라디오 대담에서 "기업의 흑자도산은 막아야 한다"고 밝힌 것과 일맥 상통하는 조치다. S건설은 시공능력평가 40위권의 중견건설업체로 지난해 6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고 올 상반기 3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국내에서 평촌터미널신축공사 등 70여건의 공사를 하고 있으며 해외공사는 327억원 규모의 아프리카 가나공화국 도로공사 등 8건에 이른다.

정부는 아파트 미분양과 경기 침체에 따른 건설사의 유동성 부족을 해결해주기 위해 건설업체가 발행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상환 연장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장 등의 금융지원 방안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권홍사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건설업체의 자금난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금융지원 방안이 조속히 시행된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