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中企 울리는 '낙찰가 1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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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에서 소프트웨어 등 제품을 구입할 때 예정가액의 85% 이하로는 깎지 못하도록 법령에 권고가 돼 있죠?"(배은희 한나라당 의원)
"중소기업 제품,즉 계약이행능력 심사를 하는 경쟁 제품의 경우는 85%를 하한율로 정하고 있습니다. "(홍석우 중소기업청장)
13일 국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청 국정감사 현장에서 배 의원의 질문에 홍 청장은 이같이 대답했다. 배 의원은 이날 법령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꼬집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낙찰가격을 예정가의 85% 이하로 내릴 수 없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같은 법령에 최저가격으로 입찰한 자를 낙찰자로 결정한다는 조항도 명시돼 있어 권고조항이 무용지물이 됐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권고는 말 그대로 권고일 뿐이었다. 배 의원은 "85%는커녕 낙찰가가 예정가액의 절반 이하 또는 터무니없이 낮은 경우가 허다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예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경우 7.14%,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은 6.74%,한국전력공사는 15.84%라는 수치도 제시했다. 공공기관들이 비용을 낮추는 방안의 하나로 최저가 입찰제를 이용,100원짜리 프로젝트를 7.14∼15.84원에 낙찰한 셈이다.
문제는 지식경제부 산하 69개 기관 중 46곳이 이 권고조항을 어기고 85%이하 가격에 낙찰했고,그 대상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라는 점이다. 배 의원은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이 시행되면 낙찰가가 더 낮아져 중소업체들의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저가 낙찰제로 인한 중소기업의 피해는 수년간 되풀이돼 왔다. 지난 7월에는 5000만원에 팔려야 할 소프트웨어 제품을 절반가량인 2695만원에 써낸 B사가 단돈 1원에 입찰한 A사에 밀린 사건도 있었다. B사 사장은 "최저가 낙찰제가 없어지지 않는 한 1원 입찰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홍 청장은 이날 11월 하순께 공공구매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대답했다. 홍 청장이 권고조항만 언급할게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중소기업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닐까.
민지혜 산업부 기자 spop@hankyung.com
"중소기업 제품,즉 계약이행능력 심사를 하는 경쟁 제품의 경우는 85%를 하한율로 정하고 있습니다. "(홍석우 중소기업청장)
13일 국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청 국정감사 현장에서 배 의원의 질문에 홍 청장은 이같이 대답했다. 배 의원은 이날 법령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꼬집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낙찰가격을 예정가의 85% 이하로 내릴 수 없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같은 법령에 최저가격으로 입찰한 자를 낙찰자로 결정한다는 조항도 명시돼 있어 권고조항이 무용지물이 됐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권고는 말 그대로 권고일 뿐이었다. 배 의원은 "85%는커녕 낙찰가가 예정가액의 절반 이하 또는 터무니없이 낮은 경우가 허다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예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경우 7.14%,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은 6.74%,한국전력공사는 15.84%라는 수치도 제시했다. 공공기관들이 비용을 낮추는 방안의 하나로 최저가 입찰제를 이용,100원짜리 프로젝트를 7.14∼15.84원에 낙찰한 셈이다.
문제는 지식경제부 산하 69개 기관 중 46곳이 이 권고조항을 어기고 85%이하 가격에 낙찰했고,그 대상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라는 점이다. 배 의원은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이 시행되면 낙찰가가 더 낮아져 중소업체들의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저가 낙찰제로 인한 중소기업의 피해는 수년간 되풀이돼 왔다. 지난 7월에는 5000만원에 팔려야 할 소프트웨어 제품을 절반가량인 2695만원에 써낸 B사가 단돈 1원에 입찰한 A사에 밀린 사건도 있었다. B사 사장은 "최저가 낙찰제가 없어지지 않는 한 1원 입찰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홍 청장은 이날 11월 하순께 공공구매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대답했다. 홍 청장이 권고조항만 언급할게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중소기업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닐까.
민지혜 산업부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