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산이 단풍으로 붉게 물들고 있다. 단풍나들이의 즐거움을 배가시켜 줄 맛집 정보를 미리 챙겨 평소 먹기 힘든 메뉴를 맛보자. 깊은 산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란 산나물 반찬에 몸이 절로 정화되는 듯하다. 참게나 황태요리,달기약수로 만든 닭백숙 등 현지에서 먹어야 제 맛인 음식을 놓치지 말자.

#설악산 오대산

◆속초 '김영애 할머니 순두부'(033-635-9520)=한화콘도 옆에 순두부를 파는 집들이 몰려 있는 '콩꽃마을' 입구에 있다. 1965년에 생겼으니까 40년 세월이 넘었다. 메뉴가 순두부정식(6000원) 딱 한 가지다. 새하얀 순두부 맛이 고소하고 입에 착착 감긴다. 콩비지장도 나오는데 칼칼하면서 고소한 맛이 좋다.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영업한다. 24시간 운영하는 '최옥란 할머니 순두부'(033-635-0322),'재래식 최춘옥 할머니 순두부'(033-635-5438)도 많이 알려져 있다.

◆인제 '용바위식당'(033-462-4079)=황태구이로 30년을 이어온 식당.황태에 물을 묻힌 뒤 비닐봉지에 싸서 30분에서 1시간 둔다. 물에 불은 황태를 두들겨 껍질과 뼈를 골라내고 다시 한번 물에 헹군다. 이렇게 준비한 황태에 양념을 골고루 바른 뒤 콩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노릇노릇 굽는다. 황태국과 구이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황태구이 정식'이 7000원.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영업한다.

◆양양 '남설악식당'(033-672-3159)=오색 여관마을 입구에 있는 산채전문점이다. 1987년 농촌진흥청에서 실시한 향토요리품평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는 산채모둠약수정식(1만5000원)이 유명하다. 황태와 더덕구이에다 묵무침,감자전,산채나물 등 강원도 별미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직접 담근 된장으로 끓인 된장찌개도 맛있다. 기본 2인상.오전 6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양양 '오산횟집'(033-672-4168)=양양에는 홍합과 비슷하게 생긴 동해안의 토종 조개인 '섭'이 잡힌다. 섭국으로 유명한 곳이 오산횟집이다. 섭을 잘게 썰어 넣고 된장을 풀고 부추 계란 등이 들어간 섭국은 구수하면서 입에 착 감기는 국물 맛이 좋다. 섭의 두툼한 살집이 씹힐 때면 기분이 좋아진다. 고추장도 풀고 청양고추도 썰어 넣어 칼칼한 맛도 난다. 섭은 죽이나 찜,무침 등 여러 방법으로 먹는다. 오전 8시~오후 9시.

주문진 '월성식당'(033-661-0997)=주문진항에서 장치찜으로 가장 유명한 곳이다. 장치는 곰치나 메기랑 비슷한데 길이가 길어서 장치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식당에는 메뉴판이 없다. 모두 장치찜만 먹는다. 한 접시에 1만원으로 2명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양이 많다. 장치를 꼬들꼬들하게 말렸다가 찜을 만든다. 찜이라기보다는 조림에 가깝다. 강원도 감자도 통째로 들어가 있다. 테이블은 6개뿐이다. 카드는 안되고 현금만 받는다. 오전 8시~오후 9시.

#월악산 속리산

충주 '대장군식당'(043-846-1757)=수안보에서 월악산국립공원 가는 길 왼편에 있다. 꿩요리로 유명하다. '전통요리'라고 이름 붙여진 꿩 코스요리는 2인분에 5만원이다. 겉가슴살을 샤부샤부로 먼저 먹고 속가슴살을 사용한 꿩 냉채,허벅지살로 만든 꿩꼬치 등이 나온다. 꿩불고기는 종아리 날개 염통 모래주머니와 부추 양배추 양파 등 야채와 함께 나온다. 꿩만두를 먹고 나면 마지막으로 꿩샤부샤부로 썼던 육수로 매운탕을 만들어 식사로 제공해준다. 오전 9시~오후 9시.

제천 '청풍문화재횟집'(043-647-0067)=충주호가 있는 청풍에서 민물매운탕을 잘하는 곳이다. 23년 전 청풍이 수몰됐을 때부터 장사를 해온 곳이다. 쏘가리 메기 빠가사리로 만든 매운탕이 일품이다.

메기가 크기도 적당하고 살이 쫄깃한 것이 일품이다. 다른 지역에서 먹는 매운탕과는 차원이 다르다. 반찬으로 나온 김에 밥을 싸먹어도 좋다. 가을에 제맛인 쏘가리매운탕도 그만이다.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식사는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가능하다.

보은 '경희식당'(043-543-3736)=1974년부터 속리산에서 한정식을 팔아온 곳이다. 속리산에서 나오는 버섯과 나물 등 수많은 반찬이 나온다. 버섯불고기 생선구이 굴전 등이 곁들여진다. 원조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맛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도 있다. 2명이 오면 1인당 2만5000원이고 3명 이상이 오면 1인당 2만2000원.법주사 관광단지 내에 있다. 오전 9시~오후 8시.

#지리산

구례 '심원첫집'(061-783-5577)=지리산에서 민박집 겸 식당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산나물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주인이 지리산에서 캔 다양한 나물들의 향과 맛이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준다. 쫄깃한 도토리묵도 맛있다. 돌솥밥과 된장찌개가 곁들여진다. 산채정식 1만원.솥뚜껑에 구워 먹는 토종돼지(8000원)도 별미다. 식사는 원하는 시간에 맞춰서 해준다.

구례 '서울회관'(061-782-2326)=구례읍 우체국 바로 옆 골목에 있다. 가격표도 따로 없다. 오로지 1인분 8000원짜리 한정식만 판다. 50여 가지에 달하는 반찬들이 상을 뒤덮어 상다리 휘어진다는 말이 실감나는 곳이다. 죽순과 더덕무침,말린 새우,작은 게,비듬나물 등 각종 나물,깻잎 고추 등 장아찌류,젓갈,제육볶음,생선구이,계란찜 등에다 두부가 가득 들어간 된장찌개 등 셀 수가 없을 정도다. 오전 8시~오후 8시.

곡성 '하한산장'(061-362-8473)=곡성 압록교에서 2㎞ 정도 떨어져 있다. 섬진강의 별미인 참게요리를 잘하는 곳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국물맛이 진국인 참게탕(4만원)이 별미다. 메기탕(3만원)에도 참게가 들어간다. 시골스런 반찬이 정겹다. 오전 7시~오후 10시.

#내장산

정읍 '정금식당'(063-535-3644)=인원 수에 따라 반찬 가짓수에 차이가 있다. 5000원짜리 백반을 주문하면 김치찌개,된장찌개,계란찜,계란말이,생선구이 등과 함께 각종 반찬이 딸려 나온다. 정읍시내 금호호텔 옆에 있다. 한정식은 1인분에 1만원이다. 오전 9시~오후 9시.

역시 정읍시내 금호호텔 주변에 있는 정촌식당(063-537-7900),전주식당(063-535-2449)도 같은 메뉴로 추천음식점 목록에 오르곤 한다.

고창 '우진갯벌장어'(063-564-0101)=장어가 토실토실하고 기름기가 넘친다. 장어를 구워서 기와장을 세워놓은 듯 질서정연하게 배열해 놓은 모습이 특이하다. 이렇게 세워서 장어의 옆면까지 바삭하게 굽는 것이다. 장어껍질이 쫀득쫀득하다. 깻잎에 싸먹기도 하고 젓갈이 듬뿍 들어간 김치에 싸먹기도 한다. 식당에서 직접 만든 복분자주를 곁들이기도 한다. 오전 10시~오후 10시.

#주왕산

청송 '달기약수산장'(054-873-2640)=경북 청송군은 달기약수가 유명하다. 이 달기약수를 써서 다양한 닭요리를 한다. 닭백숙은 탄산수인 달기약수를 사용해서 그런지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국물맛이 진하고 구수하다. 닭백숙은 2인분 3만원,3인분 3만5000원.문을 연 지 50년 됐다고 한다. 민박집도 겸하고 있다.

강구 '청송식당'(054-733-4155)=물곰탕(1만원)을 잘하고 아귀탕,대구탕도 훌륭하다. 두툼한 살과 내장이 가득 들어 있다. 살은 입에서 녹고 맑은 국물은 속을 편안하게 해준다. 특히 반찬들이 하나하나 괜찮다. 전갱이(아지)로 만든 젓갈이나 가자미식해,창란젓,가자미조림 등이 공기밥을 자꾸 먹게 만든다.

미주구리회(소자 2만원,중자 2만5000원,대자 3만원)도 먹을 만하다. 초장에 버무려 미역에 싸먹는다. 강구 매일시장 내에 있다. 가정집을 개조한 듯 허름하다. 오전 8시~오후 8시.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