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21% 90억弗에 매각 … 전량 우선주로

미국 2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일본 미쓰비시UFJ FG(파이낸셜그룹)로부터 자본 유치에 성공해 경영 정상화의 길을 밟게 됐다. 미쓰비시UFJ는 13일 밤(한국시간) 모건스탠리에 총액 90억달러의 출자를 실행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지난달 합의했던 보통주 30억달러어치,우선주 60억달러어치를 인수키로 했던 출자방식을 변경해 전량을 우선주만으로 인수키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인수가격 등을 놓고 진통을 벌여온 양사가 재협상을 타결지어 모건스탠리는 미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 없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22일 일본 미쓰비시UFJ로부터 90억달러를 출자받기로 합의했으나 최근 인수협상 무산설 등이 나돌면서 생사의 기로에 섰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고조되면서 주가가 폭락하자 일각에선 지난달 15일 파산한 리먼브러더스의 뒤를 잇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제기됐다. 올 8월 초 주당 45달러 선이던 모건스탠리 주가는 지난달 인수 계약 당시 27.09달러로 떨어진 뒤 지난 주말 9.68달러까지 폭락했다.

이번 재협상을 통해 미쓰비시UFJ는 원안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모건스탠리를 인수하게 됐다. 이날 확정된 우선주 인수 내역을 보면 전환형 우선주가 78억달러,상환형 우선주가 12억달러이며,연 10%의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가격도 주당 31.25달러에서 25.25달러로 낮아졌다. 또 보통주 대신 우선주로 인수함에따라 증시불안에 따른 가격 변동 리스크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시장전문가들은 풀이했다.

미쓰비시UFJ와 모건스탠리의 재협상이 성사된 것은 미국과 일본정부가 막후에서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리먼브러더스에 이어 모건스탠리마저 쓰러질 경우 가뜩이나 불안안 글로벌 금융시장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빠질 우려가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쓰비시 측과의 협상이 무산될 경우 정부가 모건스탠리에 직접 자금을 투입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최근 구제금융을 활용,은행에 직접 자본을 투입키로 결정한 미 정부는 그 첫 대상으로 모건스탠리를 지목할 정도로 모건스탠리의 정상화에 강한 집착을 갖고 있는 것도 배경이 됐다.

월가 투자자들도 양자 간 인수협상이 성사되도록 미 재무부를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지 소로스는 "미 재무부가 모건스탠리를 긴급 구제해야 할 상황"이라며 "미쓰비시UFJ가 제안한 가격대로 우선주를 매입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이터통신도 "정부 내에서도 모건스탠리가 리먼브러더스처럼 무너지도록 방치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날 웰스파고가 신청한 와코비아 인수를 승인했다. 이로써 총자산 1조4200억달러,점포수가 1만개에 달하는 미국 3위의 상업은행이 탄생했다. 당초 씨티은행이 정부 지원을 전제로 와코비아의 은행부문 인수를 제안했으나 실패하고,대신 웰스파고가 최후의 승자가 됐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