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과 포스코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놓고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GS가 포스코와의 컨소시엄에서 막판에 빠지자 포스코가 '단독입찰'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반면, 한화그룹은 단독입찰을 용인할 수 없다며 강공에 나선 것.

한화그룹은 GS의 대우조선해양 본입찰 포기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포스코의 법적 지위가 애매해진 틈을 파고들어 승기를 굳히겠다는 전략을 쓰는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도 일전을 불사하고 있다. 14일 오전 긴급이사회를 열어 단독입찰을 결정한 포스코는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한화그룹은 산업은행이 포스코의 단독입찰을 허용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맞받았다.

포스코의 단독입찰 허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산업은행 측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한화그룹 측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유찰 가능성에 대해서도 미리 못을 박았다.

인수전을 지휘하고 있는 한화 유시왕 부사장은 "포스코-GS컨소시엄 파기에도 불구하고 포스코에 입찰 자격을 주거나 입찰 자체를 유찰시킨다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조선 담당 애널리스트는 "산업은행의 최종 입장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절차상이나 법률적으로는 포스코의 단독입찰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그렇게 되면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과 한화석유화학 두 후보로 매각작업을 진행할리는 없는 만큼 유찰시킬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유찰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한화 측의 강공 전략이라는 것이다.

특히 한화의 이 같은 포스코 때리기에는 인수가격에서 최종적으로 밀릴 수도 있다는 정황이 강력히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포스코가 한화를 의식해 GS보다 인수가격을 2조원 가량 높게 써낸 것이 컨소시엄 불발의 원인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어, 한화로서는 포스코 단독입찰이 허용될 경우 가격 열위에 놓일 수있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

시장에서는 GS가 포스코와 결별한 이유가 2조원 가량의 인수가격 차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상태다. 한화는 7조원 안팎을 써냈고 포스코는 그 이상을 써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공은 최종적으로 산업은행에 넘어간 상태다. 산업은행은 포스코의 입찰자격을 박탈할 것인지, 단독입찰을 허용할 것인지, 아니면 유찰시키고 새롭게 본입찰을 재개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산업은행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한편 대우조선 인수합병전에서 발을 뺀 GS는 이날 상한가로 직행한 반면 인수가능성이 높아진 한화는 재무부담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매도세로 한화와 한화석유화학이 각각 2-5%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