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기 정부가 통상 분야에서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는 세계무역기구(WTO) 도하 라운드의 성사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다. "

한국 등 동아시아 지역전문가인 마커스 놀랜드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박사(사진)는 13일 '차기 미국 정부의 대아시아 경제정책'이라는 주제로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이 개최한 강연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놀랜드 박사는 차기 미 정부의 경제정책은 금융위기와 거시경제의 새로운 흐름에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놀랜드 박사는 한.미 FTA가 궁극적으로 비준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FTA의 비준 권한을 갖고 있는 의회는 보호주의 성향이 강한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자유무역에 대한 미 국민들의 반대도 커지는 등 최근 정치환경 변화는 우호적이지 않다. 하지만 그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가 1990년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을 통과시켰던 길을 밟을 것"이라며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노동 환경 안전성 등에 대해 재협상을 할 것이고 보다 개선된 합의안을 도출해 의회 비준을 얻어낼 것"으로 예상했다. 자유무역주의자인 매케인이 당선되면 FTA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의회를 설득하는 것이 숙제라고 덧붙였다.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시장 자유화 요구도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놀랜드 박사는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로 1970년대 카터정부 이후 미국의 규제완화 정책 기조가 다시 규제강화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며 "이런 정책 변화로 아시아 국가들에 시장을 개방하라는 미국의 요구가 결국 약화되고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놀랜드 박사는 한.중.일 3개국과 아세안(ASEAN)이 최대 83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에 합의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와 관련,"CMI가 성공하면 아시아 지역만의 금융 지원수단을 확보하게 된다"고 평가하며 "CMI의 성공 여부는 일본과 중국의 공조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놀랜드 박사는 존스홉킨스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후 예일대와 도쿄대 등에서 객원교수를 역임했으며,미국 내에서 한반도 통으로 알려져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