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동료간 융합정도 따져 지급

씨티그룹의 증권.투자은행 부문을 이끌고 있는 존 헤이븐스 대표가 상여금 체계를 바꿔 조직의 '패거리 문화'를 없애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씨티그룹은 1998년 존 리드가 이끌고 있던 씨티은행과 샌디 웨일의 보험.증권사인 트래블러스가 합병돼 세계 최대 금융그룹으로 탄생한 이래 조직 내부 간 갈등이 지속돼왔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헤이븐스 대표는 최근 증권.투자은행 부문 경영위원회에서 "앞으로 직원들의 상여금을 결정할 때 얼마나 동료들과 잘 융합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볼 것"이라며 "그룹 내 다른 부문 및 파트너사와의 협조 노력 등이 상여금 결정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크람 팬디트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와도 절친한 관계로 알려져 있는 헤이븐스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씨티그룹의 문제점으로 지목돼 왔던 조직 내부의 집단이기주의를 타파하면서 그룹 협력사들과의 관계도 개선시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씨티그룹은 이에 따라 앞으로 500여명의 팀장을 선임,조직과 고객사 사이에서 의견을 조율하고 관계를 개선하도록 하는 임무를 맡길 예정이다. 헤이븐스 대표는 지난해 씨티그룹의 증권.투자은행 부문이 52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것도 조직 내 불화와 협력사들과의 불편한 관계가 일부 작용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씨티의 파편화된 조직 체계가 이번 조치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월가의 한 CEO는 "헤이븐스의 생각은 옳지만 지금껏 어느 누구도 그것을 성공시키진 못했다"며 "이번 계획이 씨티 내부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