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외환보유액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슬란드 '구제'에 착수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13일 익명을 요청한 IMF 관계자가 "IMF 이사회가 지난 주말 아이슬란드의 구제금융 요청을 논의했다"며 "하지만 구체적으로 얼마나 지원할지는 합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IMF가 유럽국에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것은 1976년 영국 이후 처음이다. IMF 대변인은 이에 대해 아이슬란드에 IMF 실사팀이 나가 있는 것은 확인했으나 아이슬란드가 구제 금융을 공식 요청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아이슬란드는 IMF 외에 러시아에도 지원을 요청하고 조건을 협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3일간 문을 닫았던 아이슬란드 주식시장은 14일 다시 개장하자마자 76.13%라는 엄청난 하락폭을 기록했다.

IMF는 헝가리에 대한 지원 채비도 갖추고 있다. IMF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 며칠간 헝가리 정부와 현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를 협의해왔다"면서 "필요할 경우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헝가리 통화인 포린트 가치는 외자가 대규모 이탈하는 가운데 지난주 유로에 대해 2년여 새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헝가리의 주르차니 페렌츠 총리도 IMF와 협의해왔음을 확인하면서 그러나 "IMF 구제금융은 최후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은행도 국가부도 위기에 놓인 파키스탄에 14억달러를 지원키로 확정했다. 세계은행의 지원이 예정대로 이뤄지면서 최근 급격한 외환보유액 감소와 루피화 가치 폭락 등으로 국가부도 우려가 제기된 파키스탄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중국을 방문 중인 아시프 알라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중국에도 5억~15억달러 규모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주개발은행(IDB)과 안데스개발공사(CAF),중남미기금(FLAR) 등도 중남미 지역의 금융위기 극복 노력을 돕기 위해 100억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IDB 등은 이날 중남미 각국 정부에 최대 107억달러를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금융위기 극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전체 지원액 가운데 IDB가 60억달러,CAF가 20억달러,나머지는 FLAR에서 충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스 알베르토 모레노 IDB 총재는 "IDB가 중남미 지역에 대해 지원에 나서는 것은 50년 만에 처음"이라면서 "금융위기가 중남미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