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CD 신축적 감산"…하이닉스 "투자 최소화"


"시장전망조차 하기 어렵다. "(이영하 LG전자 사장)
"내년도 경영계획을 어떻게 짜야할지 답답하다.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1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산업대전 개막식에 참석한 국내 전자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세계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행사에는 윤종용 삼성전자 고문과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권오현 사장,이영하 LG전자 디지털어플라이언스(DA) 사업본부 사장,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 등 국내 주요 전자업체 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내년 투자 줄인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인 디스플레이와 반도체를 이끌고 있는 이상완 사장과 김종갑 사장은 내년도 투자를 줄이거나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내년 1분기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를 올해보다 줄이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시황에 따라 계절적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는데 12월에 물량 조절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며 대규모 감산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사장은 "반도체 시장이 내년 상반기까지 힘들 것"이라며 "내년도 투자는 현재 생산라인 보수·유지 수준인 1조~2조원 정도로 간다"고 말했다.

◆내년도 경영계획은 '…'

권오현 사장은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서 내년도 경영계획을 어떻게 세울지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내년에도 시장 리더십을 이어가기 위한 투자는 계속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공격적인 투자를 언제까지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목표는 항상 높게 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내년에도 반도체 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영하 사장은 "내년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긴축경영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유럽과 미국 시장도 전체적으로 어려워 펀더멘털 강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현재 전체 가전시장이 5~10% 정도 줄어들었다"며 "3분기 영업이익 두자릿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은 "과거에는 경기침체와 같은 위기를 기회로 여기기도 했지만 이번 상황은 전과 달리 예측불가능하다"며 "경영자들이 회사 상황에 맞는 안목을 갖춰 내년도 사업계획 마련에 나서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