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In Focus] "규제완화.민주주의 확산 美정책 종말"...후쿠야마 존스홉킨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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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영향력은 다시 회복될 것
"규제 완화와 민주주의 확산이라는 미국의 대표적 정책이 종말을 고했다. "
미국의 대표적 보수주의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뉴스위크 최신호(13일자)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미국이라는 브랜드가 큰 타격을 입었다"며 이를 긴급히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냉전 이후 저서 '역사의 종말'에서 자유주의의 승리를 선언했던 그의 이런 주장은 지난 30년간 미국식 자본주의로 대표되는 레이거노믹스가 한계에 다다랐음을 보여준다.
후쿠야마 교수는 레이건 대통령 집권기인 1980년대 이후 감세와 규제 완화 및 '작은 정부'가 경제 성장의 엔진이라는 비전,그리고 미국이 자유민주주의의 전파자라는 생각이 세계를 지배했지만 금융위기로 인해 미국이라는 브랜드가 위기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부터 2007년 사이 전례 없는 성장을 기록했던 세계경제가 미국의 추락으로 위기에 빠졌다며 "작은 정부론에 집착한 미국이 금융 부문에 대한 규제를 소홀히 해 사회 전체에 엄청난 해악을 끼쳤다"고 비판했다.
최근 금융위기의 원인으론 레이거노믹스가 지금까지 지속된 점을 지목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레이거노믹스는 감세를 해도 재정을 충당할 수 있고 금융시장은 스스로 규제될 수 있다는 생각을 신성불가침으로 여겼던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당장 재정적자 확대를 초래할 것이지만 궁극적으로 성장을 자극해 세수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는 감세 정책은 당시에 옳은 것처럼 보였다. 1980년대 레이건 정부에서 발생한 큰 폭의 재정적자는 1990년대 클린턴 집권기에는 재정흑자로 돌아서며 미국 경제는 빠르게 성장했다. 보수주의자들은 감세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냈고,외국인들도 달러를 사들이며 미국 재정적자를 늘려가게 했다.
그는 또 "레이건시대의 두 번째 신조인 금융 규제 완화를 추종하는 이들은 규제가 혁신을 막고 미국 금융제도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그들의 주장은 부채담보부증권(CDO) 같은 당시로선 혁신적인 금융상품들을 쏟아냈고 이것이 현재 위기의 근본 이유가 됐다"고 지적했다.
자유민주주의 전파자로서 미국의 이미지는 훨씬 전에 얼룩졌다. 후쿠야마 교수는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전의 명분으로 민주주의의 확산을 내걸고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무자비한 가혹행위들이 벌어지면서 외국인에게 미국은 더 이상 자유의 여신상으로 대표되는 나라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하지만 "미국의 영향력은 다시 회복될 수 있고 그럴 것"이라며 "이는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으며 무엇보다 감세와 규제 완화에 대한 레이건시대의 속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규제 완화와 민주주의 확산이라는 미국의 대표적 정책이 종말을 고했다. "
미국의 대표적 보수주의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뉴스위크 최신호(13일자)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미국이라는 브랜드가 큰 타격을 입었다"며 이를 긴급히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냉전 이후 저서 '역사의 종말'에서 자유주의의 승리를 선언했던 그의 이런 주장은 지난 30년간 미국식 자본주의로 대표되는 레이거노믹스가 한계에 다다랐음을 보여준다.
후쿠야마 교수는 레이건 대통령 집권기인 1980년대 이후 감세와 규제 완화 및 '작은 정부'가 경제 성장의 엔진이라는 비전,그리고 미국이 자유민주주의의 전파자라는 생각이 세계를 지배했지만 금융위기로 인해 미국이라는 브랜드가 위기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부터 2007년 사이 전례 없는 성장을 기록했던 세계경제가 미국의 추락으로 위기에 빠졌다며 "작은 정부론에 집착한 미국이 금융 부문에 대한 규제를 소홀히 해 사회 전체에 엄청난 해악을 끼쳤다"고 비판했다.
최근 금융위기의 원인으론 레이거노믹스가 지금까지 지속된 점을 지목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레이거노믹스는 감세를 해도 재정을 충당할 수 있고 금융시장은 스스로 규제될 수 있다는 생각을 신성불가침으로 여겼던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당장 재정적자 확대를 초래할 것이지만 궁극적으로 성장을 자극해 세수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는 감세 정책은 당시에 옳은 것처럼 보였다. 1980년대 레이건 정부에서 발생한 큰 폭의 재정적자는 1990년대 클린턴 집권기에는 재정흑자로 돌아서며 미국 경제는 빠르게 성장했다. 보수주의자들은 감세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냈고,외국인들도 달러를 사들이며 미국 재정적자를 늘려가게 했다.
그는 또 "레이건시대의 두 번째 신조인 금융 규제 완화를 추종하는 이들은 규제가 혁신을 막고 미국 금융제도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그들의 주장은 부채담보부증권(CDO) 같은 당시로선 혁신적인 금융상품들을 쏟아냈고 이것이 현재 위기의 근본 이유가 됐다"고 지적했다.
자유민주주의 전파자로서 미국의 이미지는 훨씬 전에 얼룩졌다. 후쿠야마 교수는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전의 명분으로 민주주의의 확산을 내걸고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무자비한 가혹행위들이 벌어지면서 외국인에게 미국은 더 이상 자유의 여신상으로 대표되는 나라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하지만 "미국의 영향력은 다시 회복될 수 있고 그럴 것"이라며 "이는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으며 무엇보다 감세와 규제 완화에 대한 레이건시대의 속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