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공무원연금제도 개선 공청회를 무력 저지하는 바람에 공청회가 파행으로 얼룩졌다.

전국공무원노조는 14일 오후 3시 '공무원연금제도 개선 공청회'가 열릴 예정이던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을 무단 점거했다. 전국에서 올라온 200여명의 조합원들은 단상과 좌석을 점거한 뒤 공청회 무산을 선언했다.

이들은 "공무원 연금 개악을 즉각 중단하라" "정신나간 개혁 추진하는 이명박은 퇴진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공무원노조는 이어 3시10분부터 공청회장을 찾은 관계자들에게 공청회장을 떠날 것을 촉구했다. 좌석에 앉아 있던 100여명의 노조 측 관계자들이 일제히 자리를 뜨면서 분위기를 주도했다.

공무원 노조는 성명서에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공무원의 임금을 동결하고 연금마저 '더 내고 덜 받는 식'으로 개악해 공무원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인 고통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당초 오후 3시부터 열릴 예정이던 공청회가 1시간 이상 지연됐다.

이 같은 공무원 노조의 움직임에 대해 여론은 싸늘했다. 지난달 24일 발표된 공무원연금제도 개혁안은 국민들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그런데 공무원노조는 이 같은 미흡한 개혁안마저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한 고위 공무원은 "국가 재정이 거덜나든 말든 내 밥그릇만 챙기겠다는 주장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