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큰 폭으로 오르면서 펀드 환매나 추가 납입을 고민하는 펀드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그동안 큰 손실로 마음고생을 했던 거치식 투자자 중 상당수가 이번 반등장에서 손실을 줄여 환매를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장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난 만큼 자금 사정이 급하지 않다면 아무리 손실이 크더라도 가급적 환매를 하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김정환 우리투자증권 재무컨설팅 팀장은 "급한 돈이 필요한 투자자라면 일부를 환매해 현금화해야 하겠지만 주식시장이 최악의 상황을 지난 만큼 불안심리만으로 환매했다가는 손실 만회의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지금 주식시장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로 역사상 저점에 가깝기 때문에 저가매수의 기회를 노리고 접근하라는 주문이 많았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손실을 본 적립식 투자자라면 지금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투자를 권했다.
전문가들은 또 국내 투자자들의 경우 해외펀드 비중이 높은 데다 특정 지역에 자금이 몰려있는 만큼 이번 반등장에서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잡아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아직도 전체 해외펀드 투자금액의 45%가 중국에 쏠려있다"며 "과도하게 높은 특정펀드의 비중을 조정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훈 대우증권 펀드리서치팀장도 "부분 환매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향후 관심을 가져볼 만한 펀드로는 국내 주식형과 선진국 위주의 상품을 꼽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김대열 팀장은 "국내 상품은 다소 공격적인 전략으로 선회해 반등시 상승 여력이 큰 대형주 중심의 성장형펀드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재경 삼성증권 펀드리서치파트장도 "해외보다는 국내 펀드 비중을 높이는 것이 안전하며 국내 상품은 우량주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하라"고 조언했다. 다만 오온수 연구원은 가치주펀드와 배당주펀드 등 안정적인 상품을 추천했다.
해외 상품에선 브라질 러시아 등 자원부국 상품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선진국 중심의 분산상품으로 갈아타라는 의견이 많았다. 다만 중국은 추가 하락 위험이 적고 경기부양책 등 긍정적 요인이 있어 이머징펀드 중 상대적으로 매력이 높다는 평가다.
김태완/박해영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