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 환 <LG전자 부사장 jayhlee@lge.com>

주가와 환율이 급등락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과연 누가 오늘 같은 금융위기를 예측이나 했을까. 금융허리케인이 할퀴고 있는 세계 금융시장을 보면서 과연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투자처는 어디일까 고민해 본다.

후배들이 물어와도 금방 대답할 수 있는 나만의 '정답'이 필요하기도 하다. 고민 끝에 얻은 결론은 '나 자신'이다. 투자할 만한 돈도 별로 없지만 나를 잘 갈고 닦아 경쟁력을 키우는 것만한 좋은 재테크도 없기 때문이다.

수많은 기업이 가장 좋은 투자처를 찾아 끊임없이 고민하지만 정작 그 중요한 결정을 하는 것은 사람이다. 사람(인재육성)에 대한 투자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장 자동화,사무 자동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사람에 대한 가치가 되레 더 커지고 있는 현실도 관심이다.

특히 필자가 전장(戰場)인 지식재산 분야에선 100% 사람의 창의력에 의해 부가 창조된다. 밤 새워 연구하는 직원들의 머릿속에서 베스트셀러가 만들어지고,세상을 뒤바꿀 수 있는 발명이 이뤄진다. 물론 그 때문에 새로운 사업기회가 열린다.

콘래드 힐튼(힐튼호텔 창립자)에 의하면 5달러짜리 보통 철 조각을 편자로 바꾸면 그 철은 10달러가 되고 못으로 바꾸면 3000달러가 되고,시계 부속품으로 전환하면 자그마치 25만달러 가치가 된다고 한다. 보통의 철 조각도 이러하거늘 하물며 사람에 대한 투자 가치야 두말할 필요가 없다.

집안이나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여러 요소 가운데 사람이 가장 큰 변수가 아닐까 싶다. 어쩌면 전부일지 모르겠다.

우리나라가 광복 이후 척박한 환경에서 이만큼 발전한 것도 사람 이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사람농사에 공을 들인 결과다.

금융위기라고,불황이라고 위축되지 말고 반대로 자신에 대한 투자를 늘려보는 게 어떨까. 호황이라고,바쁘다고 제쳐놨던 건강을 추스르고,가족 독서 여행 친구 등 일상에서 묻혀있던 소중한 것들을 챙겨보시길.그리고 자식,후배,직원들이 기를 펴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길.금융위기의 원인을 월가의 천재들에게 돌리기도 하지만,위기를 살릴 수 있는 것도 천재들이란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