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창업이 미래다] (6ㆍ끝) 대전 동아공고‥학내 도난방지 보안시스템 '깜짝'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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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대전 동아공업고 실습동 1층에 있는 'NGI(Next Generation Internet)'란 이름의 창업동아리 방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 메모리카드 등 각종 컴퓨터 부품이 사라진 것.동아리 회원들이 모두 나섰지만 범인을 잡지 못했다. 친구들로부터 "액땜한 셈 치라"는 위로와 함께 "앞으로는 문단속 잘 하라"는 핀잔을 들어야 했다.
인생 만사는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했던가. '잊고 싶은 일'이었던 이 도난 사건은 NGI의 첫 사업 아이템을 탄생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이 참에 다른 학교에서도 잇달아 터지고 있는 도난 사건을 예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보기로 의기투합한 것."CCTV를 뛰어넘는 보안 감시 시스템을 각 교실에 구축해보자"는 아이디어는 이 학교의 비즈쿨(Biz-Cool)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진구 교사가 냈다. 김 교사는 충남대 전자공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한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 전문가.
올 봄 NGI의 3대 사장으로 '취임'한 최대성군(1학년) 등 4명의 핵심 멤버는 김 교사의 '코치'를 받아 곧바로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매일 밤 10시까지 연구에 매달리는 강행군 끝에 지난 8월 말 시제품을 내놓았다. 결과는 고교생들의 작품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뛰어났다. 기존 인터넷 선을 활용하는 만큼 별도의 배선을 깔아야 하는 CCTV에 비해 설치비가 절반에 불과한 데다 사용법도 훨씬 간편했기 때문이다.
김 교사는 "NGI가 신기술을 개발한 건 없다"면서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기술을 한데 끌어모아 학교 보안 시스템으로 새롭게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NGI의 감시 시스템은 동아공고의 일부 교실과 동아리방에 설치된 데 이어 11월에는 인근 대성고에도 깔린다. "도난 사건 때문에 고민이 많다"는 대성고의 소식을 접한 김용대 교장이 손수 따냈다. 수주 금액은 1000만원.첫번째 '손님'인 만큼 이윤 없이 실비로 설치하기로 했다.
NGI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임규진군(2학년)은 "학교가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덕분에 불가능해보였던 일이 현실이 됐다"며 "앞으로 관련 학과에 진학해 네트워크 관련 회사를 창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아공고는 학생들의 창업 및 기업 경영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2005년 비즈쿨을 도입했다. 현재 전교생의 30%인 280여명이 매년 100시간씩 실시되는 비즈쿨 교육을 통해 영업 마케팅 재무 인사 등 기업을 이끄는 데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고 있다. 이 중 40여명은 '미래 사장님'을 꿈꾸며 창업동아리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2005년 설립된 NGI에 이어 2006~2007년에는 건축그래픽 동아리,영상편집 동아리,한옥인테리어 동아리가 잇달아 문을 열었다. 이 중 NGI는 PC로 글자를 쓰면 마네킹이 이를 인식해 말로 표현하는 '말하는 마네킹'과 겉면을 아크릴로 제작해 무게를 줄인 '누드 스피커' 등을 앞세워 '대한민국 창업대전' 등 고교생 대상 창업대회를 휩쓴 명문 동아리다.
창업대회에서 상을 받으면 대학 입시 때 가산점이 있는 만큼 NGI에 가입하기 위해 동아공고에 입학하는 학생이 나올 정도라고 학교 측은 귀띔한다.
김 교장은 "학생들이 실전 무대에서 곧바로 써먹을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전수하는 데 비즈쿨 교육의 역점을 둘 계획"이라며 "다른 동아리들도 보다 활성화해 '제2의 NGI'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대전=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인생 만사는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했던가. '잊고 싶은 일'이었던 이 도난 사건은 NGI의 첫 사업 아이템을 탄생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이 참에 다른 학교에서도 잇달아 터지고 있는 도난 사건을 예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보기로 의기투합한 것."CCTV를 뛰어넘는 보안 감시 시스템을 각 교실에 구축해보자"는 아이디어는 이 학교의 비즈쿨(Biz-Cool)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진구 교사가 냈다. 김 교사는 충남대 전자공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한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 전문가.
올 봄 NGI의 3대 사장으로 '취임'한 최대성군(1학년) 등 4명의 핵심 멤버는 김 교사의 '코치'를 받아 곧바로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매일 밤 10시까지 연구에 매달리는 강행군 끝에 지난 8월 말 시제품을 내놓았다. 결과는 고교생들의 작품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뛰어났다. 기존 인터넷 선을 활용하는 만큼 별도의 배선을 깔아야 하는 CCTV에 비해 설치비가 절반에 불과한 데다 사용법도 훨씬 간편했기 때문이다.
김 교사는 "NGI가 신기술을 개발한 건 없다"면서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기술을 한데 끌어모아 학교 보안 시스템으로 새롭게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NGI의 감시 시스템은 동아공고의 일부 교실과 동아리방에 설치된 데 이어 11월에는 인근 대성고에도 깔린다. "도난 사건 때문에 고민이 많다"는 대성고의 소식을 접한 김용대 교장이 손수 따냈다. 수주 금액은 1000만원.첫번째 '손님'인 만큼 이윤 없이 실비로 설치하기로 했다.
NGI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임규진군(2학년)은 "학교가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덕분에 불가능해보였던 일이 현실이 됐다"며 "앞으로 관련 학과에 진학해 네트워크 관련 회사를 창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아공고는 학생들의 창업 및 기업 경영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2005년 비즈쿨을 도입했다. 현재 전교생의 30%인 280여명이 매년 100시간씩 실시되는 비즈쿨 교육을 통해 영업 마케팅 재무 인사 등 기업을 이끄는 데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고 있다. 이 중 40여명은 '미래 사장님'을 꿈꾸며 창업동아리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2005년 설립된 NGI에 이어 2006~2007년에는 건축그래픽 동아리,영상편집 동아리,한옥인테리어 동아리가 잇달아 문을 열었다. 이 중 NGI는 PC로 글자를 쓰면 마네킹이 이를 인식해 말로 표현하는 '말하는 마네킹'과 겉면을 아크릴로 제작해 무게를 줄인 '누드 스피커' 등을 앞세워 '대한민국 창업대전' 등 고교생 대상 창업대회를 휩쓴 명문 동아리다.
창업대회에서 상을 받으면 대학 입시 때 가산점이 있는 만큼 NGI에 가입하기 위해 동아공고에 입학하는 학생이 나올 정도라고 학교 측은 귀띔한다.
김 교장은 "학생들이 실전 무대에서 곧바로 써먹을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전수하는 데 비즈쿨 교육의 역점을 둘 계획"이라며 "다른 동아리들도 보다 활성화해 '제2의 NGI'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대전=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