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자원메이저로 가는 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김 신 종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
자원 M&A '총성없는 국가간 전쟁'
대형화 통해 해외개발 적극 나설때
1980년대 이후 세계경제의 장벽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특징 중 하나가 기업들의 M&A(인수·합병)를 통한 대형화다. 제조업,금융업은 물론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2000년대부터는 자원업계의 M&A도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며 실물경제로 전이되기 시작했다는 우려로 BHP빌리턴을 비롯해 리오틴토,엑스트라타 같은 세계적 원자재업체 주가도 맥없이 고꾸라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총성없는 전쟁'인 자원확보전은 물밑에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재 자원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호주의 BHP빌리턴과 리오틴토의 합병 성사여부이다. 만약 두 거대 기업의 초대형 합병이 이뤄진다면 메이저 기업의 자원 독과점은 더욱더 심화될 것이 자명하다. 실제로 올초 95%까지 대폭 인상된 철광석 가격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받아 들일 수밖에 없었던 포스코의 사례에서 보듯이 독과점을 무기로 한 메이저 기업들의 과도한 요구는 치열한 자원확보 경쟁 속에서 더욱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무산되긴 했지만 브라질의 대표적 자원기업인 발레(CVRD)의 스위스 광산업체 엑스트라타의 인수 시도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또 메이저 기업뿐 아니라 국가가 직접 앞장서 전략적으로 자원개발 기업을 대형화하고 있다. 중국의 중국알루미늄과 우쾅그룹,러시아의 노리리스크니켈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특히 중국은 호주 광산기업인 미드웨스트를 13억달러에 통째로 인수하는 '자원식탐'을 드러내기도 했다.
세계 자원업계의 구조개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에너지 공기업의 대형화를 통해 적극적인 해외자원개발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는 얼마 전 발표한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서 대한광업진흥공사,석유공사 등 에너지공기업은 민영화 대신 규모를 키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자원민족주의,메이저 기업의 득세 등으로 세계 각국이 자원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 상황에서 메이저 기업과 비교가 안되는 에너지공기업 규모로는 안정적인 자원확보에 어려움이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8500억원 정도의 현재 광업진흥공사 자산규모는 세계 10위 메이저 기업의 약 4% 수준이며,20위권 기업에 비교해도 고작 11%밖에 안된다. 보통 연간 100만t 생산 수준의 중규모 유연탄광을 개발하는 데 약 4억8000만달러가 소요된다. 광진공의 자산으로는 메이저 기업과 경쟁해 이런 중규모 정도의 해외광산을 따내는 것도 쉽지 않다. 정부가 밝힌 광진공 선진화 방안의 초점은 규모를 키워 해외자원개발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우선 6000억원인 법정자본금이 2조원으로 3배 이상 늘어나고,자원개발 용도의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유망 탐사전문회사를 인수합병하고 향후에는 가공,유통사업까지 진출함으로써 세계 20위권 광업메이저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이제 자원확보는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중차대한 과제로 떠올랐다. 돈으로 자원을 살 수 있는 시대는 더더욱 지났다. 해외에서 자주개발을 통한 자원확보만이 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자금,기술 등 자원개발에 필요한 여러 면에서 메이저 기업에 한참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결국 메이저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우는 게 급선무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에너지공기업 육성방안은 올바른 정책방향으로 판단된다. 자원은 유한하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자원 M&A '총성없는 국가간 전쟁'
대형화 통해 해외개발 적극 나설때
1980년대 이후 세계경제의 장벽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특징 중 하나가 기업들의 M&A(인수·합병)를 통한 대형화다. 제조업,금융업은 물론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2000년대부터는 자원업계의 M&A도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며 실물경제로 전이되기 시작했다는 우려로 BHP빌리턴을 비롯해 리오틴토,엑스트라타 같은 세계적 원자재업체 주가도 맥없이 고꾸라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총성없는 전쟁'인 자원확보전은 물밑에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재 자원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호주의 BHP빌리턴과 리오틴토의 합병 성사여부이다. 만약 두 거대 기업의 초대형 합병이 이뤄진다면 메이저 기업의 자원 독과점은 더욱더 심화될 것이 자명하다. 실제로 올초 95%까지 대폭 인상된 철광석 가격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받아 들일 수밖에 없었던 포스코의 사례에서 보듯이 독과점을 무기로 한 메이저 기업들의 과도한 요구는 치열한 자원확보 경쟁 속에서 더욱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무산되긴 했지만 브라질의 대표적 자원기업인 발레(CVRD)의 스위스 광산업체 엑스트라타의 인수 시도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또 메이저 기업뿐 아니라 국가가 직접 앞장서 전략적으로 자원개발 기업을 대형화하고 있다. 중국의 중국알루미늄과 우쾅그룹,러시아의 노리리스크니켈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특히 중국은 호주 광산기업인 미드웨스트를 13억달러에 통째로 인수하는 '자원식탐'을 드러내기도 했다.
세계 자원업계의 구조개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에너지 공기업의 대형화를 통해 적극적인 해외자원개발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는 얼마 전 발표한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서 대한광업진흥공사,석유공사 등 에너지공기업은 민영화 대신 규모를 키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자원민족주의,메이저 기업의 득세 등으로 세계 각국이 자원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 상황에서 메이저 기업과 비교가 안되는 에너지공기업 규모로는 안정적인 자원확보에 어려움이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8500억원 정도의 현재 광업진흥공사 자산규모는 세계 10위 메이저 기업의 약 4% 수준이며,20위권 기업에 비교해도 고작 11%밖에 안된다. 보통 연간 100만t 생산 수준의 중규모 유연탄광을 개발하는 데 약 4억8000만달러가 소요된다. 광진공의 자산으로는 메이저 기업과 경쟁해 이런 중규모 정도의 해외광산을 따내는 것도 쉽지 않다. 정부가 밝힌 광진공 선진화 방안의 초점은 규모를 키워 해외자원개발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우선 6000억원인 법정자본금이 2조원으로 3배 이상 늘어나고,자원개발 용도의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유망 탐사전문회사를 인수합병하고 향후에는 가공,유통사업까지 진출함으로써 세계 20위권 광업메이저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이제 자원확보는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중차대한 과제로 떠올랐다. 돈으로 자원을 살 수 있는 시대는 더더욱 지났다. 해외에서 자주개발을 통한 자원확보만이 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자금,기술 등 자원개발에 필요한 여러 면에서 메이저 기업에 한참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결국 메이저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우는 게 급선무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에너지공기업 육성방안은 올바른 정책방향으로 판단된다. 자원은 유한하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