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비스디에스엘시디 등 대주주 지분 적은 종목 불안

적대적 인수·합병(M&A) 표적이 된 씨모텍처럼 대주주 지분율이 취약한 키코(KIKO·통화옵션상품) 피해주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키코 피해주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손실뿐만 아니라 경영권 방어까지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처지가 됐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키코 피해주 가운데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율이 씨모텍보다 취약한 곳은 10곳이 넘었다.

특히 토비스와 디에스엘시디는 최대주주 지분이 15%에도 미치지 못했다. 휴대폰용 모듈 등을 만드는 토비스는 최대주주인 김용범 대표 지분이 8.62%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해도 12.53%에 불과하다.

디에스엘시디도 최대주주인 이승규 회장의 지분이 13.28%로 빈약하다. 이번에 김재우 동인스포츠 대표가 적대적 M&A를 선언한 씨모텍의 최대주주 지분 27.97%에 비해 절반 수준인 셈이다.

디에스엘시디 관계자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취약한 탓에 경영권 공격 등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자사주를 전체 지분의 17%가량 사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토비스도 자사주를 142만주(12.3%)가량 매집해 놓은 상태다.

코다코(최대주주 측 지분 20.1%) 엠텍비젼(20.96%) 에스에이엠티(21.88%) 디엠에스(25.81%) 엠케이전자(26.31%) 신화인터텍(26.38%) 심텍(26.69%) 모나미(26.97%) 티에스엠텍(26.97%) 등도 대주주 지분율이 취약한 곳으로 꼽혔다.

특히 에스에이엠티와 모나미 티에스엠텍 등은 씨모텍과 같이 대주주 지분이 분산돼 있어 M&A 대상이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지적이다.

M&A 컨설팅업체 ACPC의 남강욱 부사장은 "기술이나 회사 상태는 괜찮은데 키코로 주가가 급락한 기업을 노리고 있는 기업사냥꾼들이 많다"며 "씨모텍과 같이 대주주 지분이 적지 않아도 지분이 분산돼 있으면서 소액주주와 갈등을 빚고 있는 회사가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