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금융사에 2500억달러를 투입하겠다는 특단의 시장 안정 대책이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미국 30년 만기 고정금리 모기지(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연 6.46%에 달했다. 전주의 5.94%보다 0.52%포인트 오른 것으로,1987년 4월 이래 주간으로는 최대 상승률이다. 이로써 20만달러의 돈을 빌리는 모기지 신규 대출자들은 기존 대출자보다 월평균 87달러,연간 1044달러의 이자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 이와 관련,뱅크레이트닷컴의 마이크 라슨 애널리스트는 "향후 6개월 안에 모기지 금리가 7%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리보(런던은행 간 금리)와 CP(기업어음) 금리 등 단기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 모기지 금리는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주요 은행을 부분 국유화하고,신규 발행 은행채를 3년간 지급보증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부의 금융안정책이 시장의 흐름을 바꿔놓은 데 따른 것이다. 정부가 은행에서 발행하는 신규 채권에 대해 지급보증을 선언하면서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채권에 투자했던 뭉칫돈들이 빠져나와 은행채를 사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은행채가 정부 보증으로 안전한 투자처가 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가 주택대출 구입에 쓸 수 있는 자금이 줄면서 모기지 금리를 밀어올리는 양상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