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5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 실물경기 침체로 확산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집값 하락 공포감이 다시 일고 있다.

17일 부동산정보 업체인 부동산114와 부동산중개 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값은 이번 주 0.20% 떨어졌다. 이는 투기과열지구 확대 등 집값 안정 방안을 담은 '10·29 대책' 발표 직후인 2003년 11월 셋째주(-0.24%) 이후 주간 단위 기준 최대 하락폭이다.

특히 '버블 세븐'(강남 서초 송파 목동 분당 평촌 용인) 지역에서는 '투매'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강남구는 0.51% 떨어져 지난주(-0.17%)의 거의 3배 수준에 이르는 하락률을 나타냈다. 강동구도 0.52% 내려 지난주(-0.26%)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사원 아파트 105㎡(32평형)는 14억7500만원에서 14억2500만원으로,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114㎡(34평형)는 10억원에서 9억5000만원으로 1주일 만에 각각 5000만원 떨어졌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로얄 113㎡(34평형)는 6억9000만원에서 6억5000만원으로 4000만원 하락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급매물 중에서도 가격이 낮은 '급급매물'만 거래되면서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도봉구(-0.19%),노원구(-0.05%),성동구(-0.10%) 등 강북권과 강서구(-0.10%),구로구(-0.07%) 등 서·남부권도 약세였으며 오른 지역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전셋값도 0.15% 내려 2005년 12월 셋째주(-0.18%) 이후 거의 3년 만에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