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꺼번에 매물 쏟아내 거래 없이 하락폭만 커져

주택거래 활성화를 명분으로 내세워 시행에 들어간 '1가구 1주택자 양도세 완화 조치'가 '버블세븐' 지역의 경우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집값을 내리는 역할만 하고 거래 활성화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 7일부터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세 과세표준액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리고,비과세 요건(3년 거주,2년 보유)을 갖추면 양도세가 면제되도록 했다. 이로써 매도를 미뤄왔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매물을 쏟아내고 있지만,경기침체 여파로 매수세가 사라져 가격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최근 10일간(7~17일) 서울 강남,용인 등 '버블세븐' 지역 집값을 조사한 결과 서울 송파구가 0.41%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어 용인(-0.35%),서울 서초구(-0.33%)·양천구 목동(-0.25%),분당(-0.22%),평촌(-0.21%),서울 강남구(0.2%) 등도 내림세가 컸다.

서울 '버블세븐' 지역의 경우 집값은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으나 거래는 한산하다. 개포동 주공4단지 42㎡형은 5000만원 떨어져 6억5000만~7억원 선에 매물이 쌓여있다. 대치동 은마 102㎡형도 3500만원 내려 8억7000만~9억6000만원에 나와있다. 잠실 주공5단지는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손절매하려는 사람들이 가세하면서 낙폭이 커지는 추세다. 주공5단지 115㎡형은 5000만원 내렸고,119㎡는 7000만원 떨어져 13억원대가 깨졌다. 반포동 구반포주공 105㎡형도 3500만원 하락해 13억~15억원 선이다.

양천구 목동1단지 115㎡형은 2500만원 떨어져 10억~11억원 선이다.

용인 분당 평촌도 집값은 빠지는데 거래는 찾아볼 수 없다.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금호베스트빌3차 171㎡형은 이달 들어서만 5000만원 떨어져 5억5000만원 선이다. 분당 정자동 더샵스타파크 112㎡형 호가는 8억1000만~10억원 선으로 최근 3000만원 내렸다. 평촌 건영3단지 175㎡형도 3500만원 하락했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세금 완화로 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만,집값 하락에 불안을 느낀 매수자들이 움직이지 않아 이 같은 내림세는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