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캡슐' 정동헌 지음/눈빛출판사/184쪽/1만2000원

세상에 반사되는 빛을 1초보다 짧은 시간으로 토막 내서 2차원의 인화지 위에 빛이 남긴 자국으로 그림을 그리는 작업.저자는 사진을 이렇게 설명한다.

따라서 사진은 순간을 영원한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이며 그 기록이 역사를 만들기에 사진을 찍는 기자는 늘 역사적 현장의 목격자였다.

한국경제신문 사진기자인 저자가 1980년부터 2006년까지 찍은 사진들 중 85장을 골라 상황 설명까지 곁들인 이 책은 그래서 한국 현대사의 타임캡슐이라 할 만하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생생한 현장,박종철 군의 죽음을 애도하는 명동성당 앞 촛불시위,88서울 올림픽 개막과 함께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 설치된 기념비적 걸작 '다다익선(多多益善)',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는 문익환 목사,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현장,남북 이산가족 상봉 등 격동의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또 1989년 3월 종합주가지수 1000 돌파를 비롯한 주식시장의 환희와 눈물,외환위기에 따른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의 충격과 고통,정주영 이건희 구자경 등 재계 총수들의 모습과 주요 경제사건 관련 인물들,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청년실업과 신용불량자 등 경제 분야 변천사도 생생하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