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분야 대기업들의 3분기 실적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인터넷업계의 황제 구글은 경기침체와 금융위기 속에서도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매출과 순이익을 올리며 '구글 파워'를 과시한 반면,휴대폰업계 1위인 노키아는 삼성전자 RIM(블랙베리 제조업체) 등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 순익이 급감했다.


◆구글,3분기 매출·순익 늘어

구글은 16일(미국 현지시간) 3분기 순이익이 13억5000만달러(주당 4.24달러)로,작년 3분기의 10억7000만달러(주당 3.38달러)보다 2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종업원들에 대한 주식보상비용 등 특별항목을 제외한 순이익은 15억6000만달러(주당 4.92달러)에 달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의 예상치 주당 4.75달러를 넘어서는 것이다.

총매출은 55억4000만달러로 작년 동기(42억3000만달러) 대비 31% 증가했다. 마케팅 파트너에 지급하는 수수료 등을 제외한 순매출도 40억4000만달러로 34%나 급증했다.

이처럼 구글의 성적이 좋은 것은 경기가 둔화되자 보다 많은 고객사들이 제품 판매 촉진을 위해 웹검색 광고를 이용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쟁사인 야후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인수·합병(M&A) 문제 등으로 광고시장에 전력을 기울이지 못하는 사이에 구글은 더욱 시장지배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 8월 현재 구글의 온라인 검색시장 점유율은 63%에 달한다. 이는 야후와 MS를 합친 것보다도 두 배가 넘는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구글도 예외일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미국 자동차나 금융회사들의 광고는 감소 추세다. 영국 투자은행 콜린스 스튜어트는 금융위기로 인해 2010년까지 인터넷 광고 판매가 67억달러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는 "우리도 정확히 미래가 어떨지 몰라 고용을 줄이고 경비를 감축하는 등 보수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시장 악화에 대비해 대체 에너지 등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구글은 최근 비영리재단인 'google.org'를 통해 2030년까지 4조4000억달러를 투자,미국의 화석연료 대부분을 풍력이나 태양열 지열 등의 대체 에너지로 바꾸겠다는 초대형 그린 에너지 사업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노키아는 점유율 하락

휴대폰 1위인 핀란드의 노키아는 3분기 순이익이 10억9000만유로(주당 0.29유로)로 전년 동기(15억6000만유로) 대비 30%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122억4000만유로로 5% 감소했다. 노키아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다. 휴대폰 판매대수는 1억1780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5%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02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도 2분기의 40%보다 낮아진 38%로 하락했다. 복합기능을 가진 고성능 스마트폰 판매에서 RIM이나 애플 등에 밀렸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업계 전체의 휴대폰 출하대수가 12억6000만대 수준으로 지난해 11억4000만대보다 10.5%가량 증가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편 메릴린치는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자들이 평균 7개월가량 휴대폰을 더 오래 쓰면서 내년 세계 휴대폰 시장규모가 올해보다 약 5% 줄어든 12억600만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도 3.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