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2008 사회통계조사 결과'는 오늘 우리 사회의 우울한 자화상(自畵像) 그대로다. 사회 구성원들간 믿음이 무너지는데다 사회안전은 10년 전보다 오히려 후퇴하고 먹거리 공포에다 교육비 부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사회에서 우리가 과연 사회 생활의 보람과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며,다음 세대를 제대로 키워나갈 수 있을지 두려운 심정이다.

이번 조사를 보면 이 시대 한국은 불안하고 불편한 요소가 너무나 많은 사회다. 우리가 좀더 노력해왔더라면 상당부분 개선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더 크다. 먹거리가 국가안보보다 훨씬 더 불안하다는 인식만 해도 그렇다. 먹거리 불안(69%)이 전쟁 가능성,북핵 등에 대한 불안(33%)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값싼 중국산에 먹거리의 많은 부분을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만 정부의 감시감독망이 제대로 작동하고 건전한 상업윤리가 있다면 최소한의 안전은 지켜질 것 아닌가. 가구의 80%가 자녀교육비에 부담을 느끼고 차라리 유학을 보내고 싶다는 사교육비 스트레스도 마찬가지다. 그간 수없이 외쳐온 공교육정상화가 무색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하나 보자면 끝도 없다. 문제는 이러다가 불만이 가득차고 불행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넘치는 사회가 되면서 불신사회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앞으로 경제난이 본격화되면 중산층이 무너지고 양극화는 심화될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정치권,경제계 등의 사회지도층이 앞서 본분(本分)을 다하고 법질서를 지켜 안전사회,신뢰사회 구축에 본격 나서야 한다. 기존의 사회안전망도 다시 한번 검토하고 중산층을 키워 나갈 방안 역시 다각도로 강구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