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마감을 1시간여 앞두고 미국 증시가 비틀거리며 다우지수가 급락하는 현상을 두고 뉴욕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이렇게 보도했다. 실제로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이 집단 행동을 하며 최근 다우지수는 여러 차례 마감 전 1시간에 곤두박질치곤 했다.
1987년 10월 '블랙 먼데이' 이후 최대인 7.9%의 하락률을 보인 지난 15일 다우지수는 장 마감 45분 동안에 40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10일에도 마감 1시간 전에 500포인트 이상 폭락했고,하원이 정부의 구제금융법안을 부결했을 때인 지난달 29일에도 비슷한 상황이 빚어졌다.
이 같은 현상은 주가 하락에 따른 로스컷(일정 비율 손실이 발생할 경우의 자동 매도 주문) 물량이 쏟아져 나오거나 마진콜(증거금 부족분 충당 요구)을 받은 기관투자가들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을 내다파는 것으로 월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주가 폭락에 대한 공포심리도 집단적인 투매를 유발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대로 가끔은 화난 황소가 출현하면서 장 마감 직전 주가가 폭등하기도 한다. 16일 장 마감 1시간을 앞두고 약속이라도 한 듯 '사자' 주문이 쏟아지면서 다우지수는 순식간에 401포인트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
토드 스타인버그 BNP파리바의 자산·상품담당은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할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불안감에 떨고 있어 시장 변동성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