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간 거래 지급보증ㆍ달러 공급도 … 시장안정대책 19일 발표

정부가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한 대대적인 내수경기 부양에 나선다. 또 은행의 유동성 부족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한국은행이 개별 은행에 직접 달러를 필요한 만큼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17일 청와대 서별관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전광우 금융위원장,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거시경제정책협의회(서별관회의)를 열고 금융시장 위기가 실물경제로 파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들을 동원하기로 했다. 이날 논의한 정부 종합대책은 부처 간 최종 조율을 거쳐 1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위원장 한국은행 총재와 합동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종합대책의 골자는 △재정 지출 통한 내수경기 부양 △국내 은행에 달러 공급 및 은행간 외화거래 지급보증 △건설업계 자금난 해소 △증권시장 안정 방안 △중소기업 추가 지원 대책 등이다. 내수경기 부양 정책으로는 불경기로 인한 타격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는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보장적 지출을 늘리는 것과 함께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버금가는 규모의 대형 국책사업을 신규로 추진하는 내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수출 비중이 높은 경제인데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한 해외 부문의 위축을 내수가 커버해주지 않으면 경제가 굉장히 어려울 수 있다"며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해 내수시장을 살릴 수 있는 확실하고 강력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재정 건전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가장 양호한 편이라서 재정 정책을 펼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재정부는 국회에 이미 제출한 내년 예산안을 수정하는 문제를 한나라당과 조만간 협의하기로 하고 그 기초가 되는 정부 초안을 마련 중이다.

강 장관은 또 "경기가 어려우니까 감세 조치들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중산층 이상 계층에는 감세로 소비 여력을 늘려주고 저소득층에는 예산 지원 확대를 통해 지원을 하는 식으로 함께 가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국은행은 오는 21일부터 국내 외국환은행에 스와프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직접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