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클레스' 장미란, PO서 아리랑볼 시구
'헤라클레스' 장미란, PO서 아리랑볼 시구
'헤라클레스' 장미란, PO서 아리랑볼 시구
세계를 번쩍 든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고양시청)이 17일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계속된 두산-삼성 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랐다.

등번호 75번과 자신의 이름 세 글자가 박힌 두산의 흰색 야구 유니폼 상의를 입은 장미란은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3만500명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고 마운드를 향해 서서히 발걸음을 옮겼다.

1루측 두산과 3루측 삼성 팬을 향해 번갈아 수줍은 듯 손을 흔든 장미란은 마운드 플레이트에서 다시 한번 관중을 향해 손을 가볍게 흔들고서 셋포지션에 들어갔다.

베이징올림픽 여자 역도 무제한급에서 인상 140㎏, 용상 186㎏, 합계 326㎏의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세계선수권대회를 3연패나 한 세계적인 역사(力士)였지만 141.7g~148.8g에 불과한 야구공은 역시나 익숙하지 않았는지 장미란은 아리랑볼로 시구를 마무리했다.

장미란은 올림픽 직후인 지난달 7일 양천구 목동구장에서 열린 히어로즈-두산 전에서 시구자로 데뷔했다.

당시 시타자로는 역시 올림픽 남자 역도 77㎏급 금메달리스트 사재혁(강원도청)이 나섰다.

김경문 두산 감독과 장미란은 고려대 선후배로 올림픽 때부터 절친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야구대표팀을 이끈 김 감독은 일본과 4강전, 쿠바와 결승전을 앞두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기(氣)를 이어받으려고 선수촌에서 일일이 이들을 찾아다니며 악수를 청했다.

장미란도 예외가 아니었다.

덕분에 올림픽 남자 구기종목 사상 최초로 조국에 금메달을 안긴 김 감독은 한국에 돌아온 뒤 장미란에게 두산 홈경기 때 시구자로 나서줄 것을 넌지시 권했다.

이달 초 고려대가 학교를 알릴 지면 광고 모델로 김 감독과 장미란을 선정하면서 둘은 더욱 돈독한 유대를 이어갔고 두산 구단이 발 빠르게 움직여 장미란에게 플레이오프 시구를 정식 요청하면서 그의 두 번째 시구가 성사됐다.

16일 폐막한 제89회 전국체전에서 가뿐히 3관왕에 오른 장미란은 태릉선수촌에 입촌, 내달 초 열리는 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를 준비한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