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입비중 적어 기다리는것도 방법

中펀드는 4~5년 더 두고봐도 될듯

부산의 한모 주부(54)는 올해 5월 인근 은행을 찾았다가 은행으로부터 중국 펀드에 가입할 것을 권유받았다. 1년 전 자녀 결혼 자금 마련을 위해 1000만원짜리 만기가 된 적금을 찾기 위한 자리에서다. 작년 11월 20,000선을 넘어 고점을 찍은 홍콩 H증시가 10,000선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14,000선까지 오르는 중이었다. 국내에서 팔고 있는 대다수의 중국 펀드는 홍콩 H증시에 상장된 주식에 투자한다. 한씨는 중국 증시가 하락세에 있다는 뉴스를 신문에서 본 터여서 중국 펀드 가입을 망설였지만,자녀 결혼이 1년 정도 남아 있는 데다 "지금 가입해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중국 증시가 다시 선전하며 단기간 15%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은행 직원의 설명에 귀가 솔깃해 만기가 돌아온 정기적금을 모두 거치식으로 가입하고 말았다. 이 돈은 현재 500만원 남짓으로 쪼그라들었다. 한씨는 "다시는 은행 직원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 펀드를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조언을 기다리고 있다.



☞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이사는 이 같은 사례가 많다고 했다. 글로벌 증시가 오른 작년부터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보다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높았기 때문에 '묻지마 펀드 가입' 사례도 빈번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펀드는 올림픽 기대감이 높아 한씨처럼 뭉칫돈을 거치식으로 가입한 투자자들이 많았다. 이 이사는 그러나 한씨에게 "환매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권했다. 중국 증시가 단기간에 반등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환매로 손실을 확정짓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한씨의 경우 펀드에 들어간 자금이 많은 돈이 아닌 데다 다른 펀드 편입 비중도 적기 때문에 좀 더 기회를 보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이 이사는 "역사상 어떠한 금융위기도 1929년 이후 4년간을 제외하고 3년 이상 지속된 예는 없다"며 "중국과 같은 신흥시장은 과거 우리의 경험으로 비춰볼 때 4~5년 단위로 장세가 형성되기 때문에 시간축을 넓게 확보하는 게 지금으로선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000만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필요한 결혼 자금은 펀드를 환매하는 것보다 다른 곳에서 융통해서 해결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또 "1~2년 내 용처가 있는 돈은 가급적 펀드에 투자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김태완/박해영/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