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음주·비만·당뇨, 지방간의 공습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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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이상 직장인 남성 유병률 40%
국내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지방간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년 전에 비해 무려 3배가량 높아진 수치다. 술 소비 증가에 따른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와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에 의한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동시에 늘어난 결과다.
지방간이란 간세포 내에 중성지방이 지나치게 많이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지방간을 방치해두면 간염이나 간경변,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만큼 음주량 및 체중 조절 등을 통해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의료계는 입을 모은다. 20일 '간의 날'을 맞아 대한간학회와 함께 지방간 유병률 추이와 함께 지방간 대처법에 대해 알아봤다.
◆늘어나는 지방간 환자
대한간학회가 1988년부터 2007년까지 강북삼성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총 73만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988년 7% 수준이던 지방간 유병률은 지난해 28%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다. 특히 사회활동이 가장 활발한 30세 이상 남성의 지방간 유병률은 40% 수준에 달했다. 20년 전 30세 이상 남성의 지방간 유병률은 10%에도 못 미쳤다. 조용균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직장인들의 잦은 음주문화와 함께 비만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 지방간 유병률을 높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여성의 경우 50대에 접어들면서 지방간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40대까지 12% 수준에 불과했던 지방간 유병률은 50대로 접어들면서 24%로 높아지고,60세 이상이 되면 31%로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만 당뇨병 등에 따른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희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교수는지난 12일 센터 개원 5주년 심포지엄에서 "7078명의 검진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도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에 의해 지방간이 나타난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30% 안팎을 차지했다"며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유발인자를 갖고 있지 않다해도 지방간 자체가 동맥경화 발생위험을 55%나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술 소비량은 소주 82병,맥주 120병,위스키 1.9병에 달했다. 이 정도면 세계 1,2위 수준이라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 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애주가의 90% 정도가 알코올성 지방간을 앓는다는 통계도 있을 정도다. 혈액검사에서 중성지방이 늘고,간기능 검사 중 AST(GOT)와 ALT(GPT)에 비해 특히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 여부를 알수 있는 r-GTP가 증가되면 알코올성 지방간을 의심해봐야 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끊으면 수주에서 수개월 내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계속해서 술을 마실 경우 간염이나 간경변증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알코올성 간염은 간에 염증이 생겨 간세포가 파괴되는 질환인 만큼 심하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간에 생긴 염증이 치료되지 않은 채 오랫동안 지속되면 간이 점차 굳어지는 간경변 상태에 이른다. 간경변이 되면 술을 끊어도 정상 상태로 되돌아오기 힘들어진다.
알코올성 간 질환의 해결책은 음주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부득이 술자리를 갖더라도 최소 2~3일 정도 간격을 둬야 한다. 영양 상태에 따라 간 손상 정도에 차이가 있는 만큼 고르게 영양을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대개 비만이나 당뇨 등 다른 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 환자의 50~55%,비만환자의 75%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동반한다고 전문의들은 설명한다. 당뇨 비만 등으로 대표되는 대사증후군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부른다는 얘기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당뇨 비만 등 원인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적극적인 체중 감량과 적절한 식사요법,유산소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여기에 혈당 조절 치료도 함께 받아야 한다.
대한간학회는 "지방간 치료에는 약물보다는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한 체중 감량이 더 효과적"이라며 "정기적으로 전문의와 상담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지방간 치료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