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환부 도려내면 시장은 다시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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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용 <전남대 교수.경제학>
세상을 보는 눈은 보는 사람에 따라 많이 다르다. 아담 스미스,루트비히 폰 미세스,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밀턴 프리드먼 등으로 이어지는 자유주의 전통은 자본주의는 안정적이며 자원배분은 시장에서 효율적으로 이뤄지므로 정부는 시장개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다. 반면에 케인즈를 위시한 개입주의 전통은 자본주의는 불안정하며 시장 기능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정부가 적극 개입해 경제를 조절해야 한다는 믿음에 뿌리를 두고 있다.
경기순환에 대한 해석도 정반대다. 자유주의 전통은 경제는 안정적인데 정부가 조절하려고 개입하는 데서 경기순환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개입주의자들은 자본주의의 태생적 불안정성과 시장실패론으로 맞선다. 이렇게 견해가 다른 이유는 인간은 해석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미국발(發) 금융위기를 둘러싼 해석도 마찬가지다. 자유주의자들은 미국 정부의 저금리정책으로 대표되는 정부개입이 부른 폐해를 시장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고 해석한다. 반면에 개입주의자들은 정부에 의해 규제되지 않은 월가의 탐욕이 부른 재앙으로 해석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었던 그린스펀은 2001년 말 이른바 닷컴으로 알려진 IT(정보기술) 경기가 침체 조짐을 보이자 2001년 말부터 2004년까지 1%대의 초저금리 정책을 시행했다. 실제로 연방기금이자율을 비롯한 각종 이자율은 2001년 말부터 1%대로 하락했다. 그에 따라 통화공급이 늘었고 상업은행들의 주택담보부 대출이 증가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증권을 발행,유동화를 반복하면서 비우량주택담보 대출로 이어졌다. 그 과정에 투자은행이 참여하게 됐다. 그러다가 2005년부터 이자율이 오르면서 담보주택 가격의 100%를 상회했던 비우량주택담보 대출이 부실화되면서 금융위기로 번진 것이다.
금융위기를 계기로 자유주의 전통이 비판받고 있다. 시장만 주장하더니 모양새가 우습게 됐다는 것이다. 금융공학을 바탕으로 한 파생상품을 적절하게 규제했어야 했다는 주장에도 귀를 기울일 만한 조언들이 있다. 문제는 규제 당국도 잘 알 수 없는 파생상품을 개발,이윤을 향해 치닫는 행진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는 데 있다. 규제자가 피규제자보다 더 많은 지식과 정보가 있어야 효과적인 규제가 가능한데 어느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이었기 때문이다. 시장이 진화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또한 인간의 탐욕이 부른 화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탐욕이 인간성에 내재된 것이라면 이를 잘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없애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다. 탐욕과 호기심을 바탕으로 한 인류의 도전이 오늘의 문명을 이룩한 원동력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은 저금리 정책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이자율이란 사람들이 미래의 자원보다 오늘의 자원에 더 큰 주관적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을 나타내는 시간선호율(time preference rate)이다. 그런데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조절함으로써 시간선호율과 다른 이자율이 한동안 지속되면 사람들이 착각을 일으키고 통화가 예전 수준으로 복귀하면서 경기순환이 유발된다는 것이 루트비히 폰 미세스의 경기순환론의 요점이다. 이번 금융위기의 단초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주요 각국은 국제공조를 통해 유동성을 무한정 공급하기로 했는데,이를 위해 다시 금리인하 정책을 펴고 있다. 신용경색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저금리 정책으로 생긴 문제를 다시 저금리 정책으로 급한 불을 끄겠다는 것이다.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이 다시 문제의 해결사로 나서는 모습은 개입주의 정책에서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는 현상이다.
세상을 보는 눈은 보는 사람에 따라 많이 다르다. 아담 스미스,루트비히 폰 미세스,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밀턴 프리드먼 등으로 이어지는 자유주의 전통은 자본주의는 안정적이며 자원배분은 시장에서 효율적으로 이뤄지므로 정부는 시장개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다. 반면에 케인즈를 위시한 개입주의 전통은 자본주의는 불안정하며 시장 기능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정부가 적극 개입해 경제를 조절해야 한다는 믿음에 뿌리를 두고 있다.
경기순환에 대한 해석도 정반대다. 자유주의 전통은 경제는 안정적인데 정부가 조절하려고 개입하는 데서 경기순환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개입주의자들은 자본주의의 태생적 불안정성과 시장실패론으로 맞선다. 이렇게 견해가 다른 이유는 인간은 해석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미국발(發) 금융위기를 둘러싼 해석도 마찬가지다. 자유주의자들은 미국 정부의 저금리정책으로 대표되는 정부개입이 부른 폐해를 시장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고 해석한다. 반면에 개입주의자들은 정부에 의해 규제되지 않은 월가의 탐욕이 부른 재앙으로 해석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었던 그린스펀은 2001년 말 이른바 닷컴으로 알려진 IT(정보기술) 경기가 침체 조짐을 보이자 2001년 말부터 2004년까지 1%대의 초저금리 정책을 시행했다. 실제로 연방기금이자율을 비롯한 각종 이자율은 2001년 말부터 1%대로 하락했다. 그에 따라 통화공급이 늘었고 상업은행들의 주택담보부 대출이 증가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증권을 발행,유동화를 반복하면서 비우량주택담보 대출로 이어졌다. 그 과정에 투자은행이 참여하게 됐다. 그러다가 2005년부터 이자율이 오르면서 담보주택 가격의 100%를 상회했던 비우량주택담보 대출이 부실화되면서 금융위기로 번진 것이다.
금융위기를 계기로 자유주의 전통이 비판받고 있다. 시장만 주장하더니 모양새가 우습게 됐다는 것이다. 금융공학을 바탕으로 한 파생상품을 적절하게 규제했어야 했다는 주장에도 귀를 기울일 만한 조언들이 있다. 문제는 규제 당국도 잘 알 수 없는 파생상품을 개발,이윤을 향해 치닫는 행진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는 데 있다. 규제자가 피규제자보다 더 많은 지식과 정보가 있어야 효과적인 규제가 가능한데 어느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이었기 때문이다. 시장이 진화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또한 인간의 탐욕이 부른 화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탐욕이 인간성에 내재된 것이라면 이를 잘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없애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다. 탐욕과 호기심을 바탕으로 한 인류의 도전이 오늘의 문명을 이룩한 원동력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은 저금리 정책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이자율이란 사람들이 미래의 자원보다 오늘의 자원에 더 큰 주관적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을 나타내는 시간선호율(time preference rate)이다. 그런데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조절함으로써 시간선호율과 다른 이자율이 한동안 지속되면 사람들이 착각을 일으키고 통화가 예전 수준으로 복귀하면서 경기순환이 유발된다는 것이 루트비히 폰 미세스의 경기순환론의 요점이다. 이번 금융위기의 단초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주요 각국은 국제공조를 통해 유동성을 무한정 공급하기로 했는데,이를 위해 다시 금리인하 정책을 펴고 있다. 신용경색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저금리 정책으로 생긴 문제를 다시 저금리 정책으로 급한 불을 끄겠다는 것이다.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이 다시 문제의 해결사로 나서는 모습은 개입주의 정책에서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는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