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큰 아파트가 더 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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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관리비라도 줄여보자"작은집 선호
송파.강동구 일대 소형.중대형 가격 역전
세입자 "관리비라도 줄여보자" 작은집 선호
최근 서울 강남권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 평형대별 전셋값이 역전되는 등 이 일대 전세 시장이 큰 혼란에 빠졌다.
19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송파구,강동구 등 강남권 일대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 큰 평형의 전세 가격이 작은 평형보다 오히려 싼 '전셋값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4단지에서 급매로 나온 102㎡(31평)형 전세 가격은 1억2000만원.같은 단지 82㎡(25평)형 가격보다 1000만원 싸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 132㎡(40평)형도 급매물 전세 가격이 1억8000만원이지만 112㎡(34평)형은 1억9000만원에 나와 있다. 며칠 전 1억7000만원에 거래된 85㎡(26평)형과도 1000만~2000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 올림픽 훼밀리 아파트 역시 마찬가지다. 105㎡(32평),142㎡(43평),162㎡(49평)형으로 이뤄진 이 단지에서 142㎡형의 전세 가격이 2억8000만원인데 162㎡형 전세 급매물은 2억7000만원에 나와 있다.
강동구 둔촌동에서 영업 중인 서형중 하나공인 대표는 "잠실과 강동 일대 입주 물량 폭탄으로 인해 전세 가격이 계속 추락하면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관리비라도 줄여보자는 수요자들이 많아 소형 평형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더 높다"고 설명했다.
암사동 인근 한서공인의 정상만 대표도 "롯데캐슬퍼스트의 경우 입주를 시작한 지 20일이 다 되어가는데 입주율이 15% 선에 그치고 있다"며 "다음 달 24일까지가 입주 마감시한이어서 그 전에 임차인을 구하려는 집주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인기가 많은 85㎡(26평)형을 제외하고 나머지 평형대는 전세 매물이 쌓여 있어 이 같은 현상이 쉽게 해소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전까지는 아니더라도 평형대별 가격이 거의 같거나 1000만원 이내로 좁혀진 단지도 많다.
112㎡(34평),115㎡(35평),119㎡(36평)형으로 구성돼 있는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는 가격 차이가 아예 사라졌다.
주공5단지를 거래하고 있는 좋은사람공인의 오종학 대표는 "엘스(잠실 주공1단지) 리센츠(2단지)와 파크리오(잠실 시영) 등 신축 아파트가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평형별로 1000만~2000만원가량의 가격 차이가 있었다"면서 "현재 이런 차이는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주공5단지 112㎡형의 급매물 전세 가격은 1억4000만원에도 나와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이와 관련, "잠실과 암사동 일대 입주 물량 폭탄으로 인해 이 일대 전세 시장 자체가 상당히 왜곡되는 모습"이라며 "특히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와 맞물려 이 같은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이문용 인턴(한국외대 3학년)